서울교통공사가 '응답률 99.8%'라며 발표한 '직원 친·인척 조사'가 엉터리였던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부서원 중 단 한 명도 조사에 응하지 않아도 해당 부서에서 '친·인척 현황을 조사했다'고 보고를 올리면 부서 전원이 조사에 참여한 걸로 계산한 것이다. 공사 측은 "실제로 몇 명이 조사에 응했는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공사 직원 사이에서도 "공개를 꺼리는 친·인척 조사에 99.8%가 응답했다니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교통공사는 지난 17일 '총 직원 1만7084명 가운데 친·인척 직원은 1912명(11.2%), 올해 정규직으로 전환한 친·인척 직원은 108명'이라고 발표했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많을 것이라는 의혹이 나온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21일 "지난 3월 친·인척 현황 조사 당시, 부서에서 조사를 시도하기만 해도 부원 전체를 응답자로 산정했다"고 밝혔다. 당시 조사에는 교통공사의 부서 139곳 중 137곳이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사 관계자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부서 2곳의 총원 39명(전체 인원의 0.2%)을 뺀 나머지를 응답자로 간주해 응답률을 99.8%라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공사 측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조사인 데다 강제성이 없어 부서별로 몇 명이 조사에 응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허술한 조사가 공식 통계인 것처럼 발표된 것은 교통공사 측이 자유한국당에서 제기한 의혹을 수습하려다 불거진 사태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6일 자유한국당은 교통공사가 한국당 유민봉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근거로 "조사 응답률이 11.2%인데도 정규직 전환 친·인척이 108명에 달한다"며 "전수조사를 실시하면 그 수가 훨씬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공사 측이 "응답률은 11.2%가 아니라 99.8%로 사실상 전수조사"라며 "직원이 실수로 11.2%라고 답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교통공사 관계자는 21일 "교통공사 인사처에서 한국당이 제기한 의혹을 처리하기 위해 응답률을 99.8%로 계산해 발표했다"고 밝혔다.

'응답률 11.2%'와 '응답률 99.8%'는 공사의 전체 친·인척 규모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지난 18일 서울시 국정감사장에서 큰 논란이 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당시 서울시청에서 열린 행정안전위 국감에서 "의원실에서 교통공사에 문의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며 "공사의 1만7084명 전 직원을 대상으로 조사했고 99.8%가 참여했으며 이 중 11.2%(1912명)가 친·인척 관계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한국당이 조사 응답률이라고 주장한 '11.2%'를 친·인척 직원 비율로 정정한 것이다. 이어 윤준병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지난 19일 "139개 부서 중 137개 부서가 조사 결과를 제출해 99.8%가 조사됐다"고 했으며, 진성준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21일 "응답률은 99.8%"라면서도 "허위 답변 여부는 알 수 없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용태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응답률이 11.2%라고 한 것이 실무자의 단순 실수라고 국정감사에서 박 시장 등이 대답했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해당 실무자는) 서울교통공사 인사처 인사 운영과장으로, 전수조사를 총괄했던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조사 결과를 두고 공사 내부에서도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 잇따른다. 공사의 간부급 직원은 "한 역장의 아내와 처형이 조리사로 근무하다가 올해 정규직으로 전환됐는데 이번 명단에 없었다"고 밝혔다. 다른 직원은 "전 직원이 고대하던 업무용 휴대폰 선호 기종 조사도 절반만 응했다"며 "친·인척 조사에 99.8%가 응답했다니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10여명이 있는 단체 카톡방에서 행정 직원이 가족 관계를 물어봐 다들 답하지 않았다" "설문을 구두로 대충 했다는 부서도 있다" "휴가나 출장 간 사람은 조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등의 내부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현재 유민봉 의원실에서 개설한 휴대폰에 '조사에 불응했다'고 문자로 알린 직원이 수십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