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맨해튼 어퍼 웨스트'(upper west)의 리버사이드길 200번지에 있는 46층 아파트 소유주들은 전날 건물 앞뒷면에 각각 붙어있던 'TRUMP PLACE'라는 대형 글자판을 제거했다
이 글자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딴 것으로, 이 아파트는 지난 2000년 단돈 1달러를 지불하고 트럼프 대통령 측과 'TRUMP' 글자판을 사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당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에 뛰어들기 전이었다. 부동산으로 크게 성공한 '트럼프' 간판을 사용함으로써 건물 가치와 명성을 높이려는 건물 소유주들과 사세 확장을 꾀하려는 트럼프 대통령 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서 당선된 이듬해인 지난해부터 이 아파트 소유주들 사이에서 '트럼프' 글자판 제거 움직임이 본격 시작됐다. 대선 당시는 물론 취임 이후에도 논란과 갈등의 중심에 서온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反) 트럼프 정서'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NYT는 "2016년 대선 때부터 소유주들의 (트럼프 글자판에 대한) 정서가 바뀌기 시작했다"면서 "많은 소유주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에서 거리를 두고 싶어 했다"고 설명했다. 이사회는 이달 10일 소유주들의 최종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약 70%의 찬성 의사를 확인한 후 '트럼프' 글자판을 제거했다. 이사회는 아파트 앞뒤 면의 'TRUMP PLACE' 총 20자를 제거하는 데 2만3천 달러(약 2천600만 원)의 비용이 소요된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