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을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 집무실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현지시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방북 의사’를 피력한 것이다.

교황은 이날 교황청을 공식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가진 비공개 면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초청장을 보내도 좋겠느냐"는 문 대통령의 질문에 "문 대통령께서 전한 말씀으로도 충분하나, 공식 초청장을 보내주면 좋겠다"면서 이같이 화답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평양을 방문했을때 김 위원장에게 교황께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관심이 많다며 교황을 만나뵐 것을 제안했고, 김 위원장은 바로 그 자리에서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는 적극적 환대의사를 받았다"며 김 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이 그동안 교황이 평창 올림픽과 정상회담 때마다 남북평화를 위해 축원해 주신 데 대해 감사하다고 인사했다"고 전하자 교황은 "오히려 내가 깊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면담은 약 40분 간 진행됐다.

교황청을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한 뒤 묵주를 선물 받고 있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이날 정오 환영 행사가 열리는 교황궁 광장에 도착해 간스바인 궁정장관의 영접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궁정장관으로부터 도열한 8명의 교황 의장단을 소개받고 의장단과 인사를 나눈 뒤, 교황궁 안으로 입장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다. 12시 4분쯤 만난 두 사람은 면담 장소인 교황궁 2층 서재로 함께 이동한 뒤, 두 손을 잡고 각각 한국어와 이탈리아어로 "만나뵙게 돼 반갑다"고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교황청을 방문했지만 '디모테오'라는 세례명을 가진 가톨릭 신자이기도 합니다"라며 "이렇게 교황님을 뵙게 돼 너무 영광스럽다. 오늘 '주교시노드'(세계주교대의원회의) 때문에 아주 바쁘실 텐데 이렇게 귀한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사의를 표했다. 또 "어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를 하게 해주셔서 배려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과 교황의 비공개 단독면담은 12시 10분부터 12시48분까지 진행됐으며, 이 자리에는 배석자 없이 교황청이 지정한 통역만 참석해 이뤄졌다. 통역은 대전교구 소속으로 교황청 인류복음화성에 파견 근무 중인 한현택 신부가 맡았다. 특히 이날 만남은 교황과 긴급하거나 중대한 용무가 있을 경우에만 이뤄지는 ‘사적 알현’ 형식으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면담을 마친 뒤 준비한 선물을 전달했고, 교황 역시 답례로 준비한 선물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교황으로부터 친서와 묵주, 올리브 가지, 프란치스코 교황의 얼굴이 담긴 기념품 등을 선물로 받았다. 또 문 대통령은 서울에서 미리 준비해 간 마리아상과 예수의 얼굴 부조 등을 직접 설명하며 교황에게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