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명 래퍼 겸 프로듀서인 티아이(T.I.·본명 클리퍼드 해리스)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를 스트립쇼 여성으로 묘사한 앨범 홍보 뮤직비디오를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멜라니아 여사 측은 ‘보이콧(거부 운동)’을 선언하고 나섰지만 정작 티아이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티아이는 지난 12일(현지 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새로 나온 앨범을 홍보하는 1분짜리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이 뮤직비디오에는 멜라니아 여사를 닮은 여성이 ‘I REALLY DON’T CARE, DO U?(나는 정말로 상관 안 해. 너는?)란 문구가 적힌 카키색 재킷을 입고 백악관 오벌 오피스(집무실)에 등장하는 장면이 나온다. 여성은 하이힐을 신고 맨다리를 드러내며 결단의 책상(대통령 전용 책상)에 앉아있는 한 남성을 보고 선다. 이윽고 재킷을 벗고 나체로 책상에 올라가 남성 앞에서 춤을 춘다.

미국 래퍼 겸 프로듀서 티아이가 2018년 10월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한 앨범 홍보 뮤직비디오 장면. 멜라니아 여사를 닮은 여성이 ‘I REALLY DON’T CARE, DO U?(나는 정말로 상관 안 해. 너는?)란 문구가 적힌 카키색 재킷을 입고 서있다.

이 여성이 입은 재킷은 지난 6월 텍사스주(州) 접경지역 이민자 아동 수용시설을 방문하면서 입은 재킷과 같은 제품이다. 당시 멜라니아 여사는 불행한 처지의 이민자 아동 수용소를 방문하면서 그런 재킷을 입은 것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패션모델 출신인 멜라니아가 의상이 주는 메시지의 중요성을 모를 리 없다는 것이다. 이 여성은 긴 금발에 짙은 눈화장까지 멜라니아 여사를 빼닮았다.

이에 멜라니아 여사 측은 강력 반발했다. 17일 CNN 등에 따르면 백악관 영부인실은 "티아이 보이콧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스테파니 그리셤 영부인실 공부 담당관은 CNN에 성명을 보내 "어쨌든 멜라니아 여사는 영부인이고 여기는 백악관이다"라며 "정치적인 이유로 멜라니아 여사를 이렇게 역겹게 묘사하는 건 무례한 일이다. 이런 종류의 저속한 공격은 차별과 편견만을 조장할 뿐이며 중단돼야 한다"고 전했다.

멜라니아 여사 측의 반발에도 티아이 측은 묵묵부답이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신곡 관련 게시물만 올리면서 논란이 된 뮤직비디오에 관한 언급은 따로 하지 않고 있다.

이 뮤직비디오를 두고 미국 내에선 "멜라니아 여사 측에 동의한다"는 의견과 "표현의 자유"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티아이는 뮤직비디오를 트위터를 올리면서 "나는 카니예가 아니다"라는 글도 함께 적었다. 미국 유명 래퍼인 카니예 웨스트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열혈 지지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과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회동하고 점심을 먹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