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가 지난 9일 중국을 탈출해 말레이시아로 무단 입국했던 이슬람 소수민족 위구르족 11명을 구금 11개월 만에 석방하고 전원 터키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이 "극렬 분리주의자들"이라며 줄기차게 송환을 요구했지만 마하티르 모하맛(93) 총리가 이를 일축하고 위구르족들의 요청을 들어준 것이다.

중국은 "말레이시아 결정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성명을 냈지만, 마하티르 총리는 15일(현지 시각) 의회에서 "그 사람들은 우리나라에 나쁜 일을 한 게 없다. 그래서 풀어줬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지난 5월 집권하자마자 중국이 자국 내에서 진행 중이던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에 제동을 걸며 중국 정부를 당황시켰던 마하티르가 위구르족 석방으로 중국에 또 '한 방'을 먹인 셈이다.

위구르족은 인종(튀르크계)·종교(이슬람)·언어적으로 한족(漢族)과 완전히 다르고 독립 성향이 강해 중국의 탄압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최근 몇 년 새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를 탈출해 동남아시아를 거쳐 같은 튀르크계 이슬람 국가인 터키로 향하려는 위구르족의 행렬이 줄을 이었다. 마하티르가 이번에 풀어준 위구르족들도 2014년 태국에서 체포돼 수용시설에 갇혔고, 작년 11월 수용시설을 탈출해 말레이시아로 넘어왔다. 친중(親中) 성향의 전임 나집 라작 총리는 중국의 송환 요구에 이들을 돌려보내는 것을 추진했지만, 5월 집권한 마하티르는 중국의 요구를 거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