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조치로 휘청이던 롯데마트가 연내 사업 전면 철수를 목표로 점포 매각 등 정리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중국 관영 언론이 15일 "한국 기업들이 최근 중국 시장에서 부진한 건 양국 간 정치적 마찰이 아니라 자체 경쟁력 부족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는 한반도 사드 배치가 확정된 2016년 7월부터 지난해 ‘한·중 관계 개선 관련 협의’ 발표까지 자국 내 한국 상품 불매 운동, 여행상품 판매 금지 등 ‘혐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특히 롯데마트에는 ‘스프링쿨러 주변에 물건이 있다’는 등 미미한 사안을 트집잡아 무더기 영업정지 처분도 내렸다.

중국 내 롯데마트.

중국 관영 영자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롯데마트가 지지부진한 경영으로 중국 시장에서 철수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관변학자 등 전문가 2명을 인용해 롯데마트 철수의 주된 원인은 사드로 인한 양국의 관계 악화가 아닌 롯데마트의 저조한 영업 실적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뤼차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롯데마트가 사드 문제로 영업실적 악화를 겪기는 했지만 롯데마트의 철수는 한·중 관계 때문이 아닌 자체적인 실적 하락과 중국 내 치열한 경쟁 때문"이라며 "양국 관계는 전보다 확실히 나아지고 있고 지금이야말로 중국에 투자할 호기다. 이런 시점에서 롯데마트가 중국을 떠나는 건 현명하지 못한 결정"이라고 했다.

뤼 연구원은 그러면서 "중국이 제안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사업은 외국 기업들에게 어마어마한 시장과 기회를 창출했다"며 "(한국 기업의 철수는) 중국 시장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이 어떻게 중국 시장을 이용하고 적응하는가 하는 문제에서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한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중국 유통 전문매체 ‘링셔우커’의 천웨펑 편집장은 "그동안 한국 유통기업들의 중국 내 활약은 평범한 수준이었다"며 "그들은 역량 관리와 사업 전개 면에서 다른 경쟁자들과의 차별화에 실패했고, 그 때문에 (사드와 같은) 외적 충격에 취약할 수 밖에 없었다"고 혹평했다.

천 편집장은 "최근 화장품 쪽 일부 한국 기업은 중국에서 원활한 사업을 이어왔다"며 "정말로 괜찮은 비즈니스 모델은 정치적인 상황과 상관없이 중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롯데마트는 중국 내 총 112개(대형마트 99개, 슈퍼마켓 13개) 매장을 운영했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대형마트 87곳의 영업이 중단됐다. 이 여파로 2013년 1조7750억원에 달하던 롯데마트의 중국 내 매출은 지난해 2630억원으로 급감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8월 롯데마트 베이징 점포 21곳을 중국 우메이그룹에 넘겼다. 중국 뤼친그룹에 넘기기로 한 상하이 등 화둥 지역의 점포 매각 작업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 중국 화중법인과 동북법인 매장 14곳 중 일부도 지난 7월 우메이그룹이 자회사인 B&T에 매각했다. 동북법인 매장 등 나머지 매장은 연말까지 인수 대상을 찾지 못할 경우 정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