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은 16개 혐의 중 5개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받았다. 대보그룹, ABC상사, 능인선원, 김성호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수억원씩 뇌물을 받은 혐의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김재수 전 LA 총영사에게 다스 소송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해 직권을 남용했다는 혐의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전인 2007년 9월부터 11월까지 대보그룹 최등규 회장으로부터 '4대 강 사업' 공사 수주 청탁과 함께 5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2007년 말 ABC상사 손병문 회장에게서 "공공 분야 공사 수주를 받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2억원을 받고, 능인선원 지광 스님에게서 포교 사업 등에 대한 편의를 봐달라는 부탁을 받고 3억원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뇌물죄는 대가성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이 대보그룹 등으로부터 받은 돈은 대가성이 없다고 했다. "청탁의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고 막연하다"는 것이다. 2008년 초 김성호 전 원장에게서 국정원장 임명에 대한 보답으로 국정원 자금 2억원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선 "증거가 전혀 없다"고 했다.

다스가 미국에서 투자금 140억원 반환 소송을 낸 것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이 김백준 전 총무비서관 등에게 소송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는 혐의(직권남용)에 대해선 혐의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무죄가 선고됐다.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자기 직무와 관련된 권한을 가지고 다른 이들을 압박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하게 했을 때 성립된다. 재판부는 "다스 소송은 사기업 소송으로 대통령 직무와는 무관하다"며 직권남용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이 2010년 처남 김재정씨가 사망하자 김 전 비서관 등에게 김씨 명의로 된 재산에 대한 상속세 절감 방안을 마련하게 한 혐의(직권남용)도 "대통령 권한을 남용한 것이 아니다"며 무죄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