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 1심 재판의 핵심 쟁점은 자동차 부품 회사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 맞는지였다. 검찰이 다스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는 전제 아래 다스 자금 349억원 횡령, 삼성의 다스 소송비 67억원 대납 혐의(뇌물) 등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유죄가 인정되면 중형(重刑)이 불가피한 범죄들이다.

법원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자임이 넉넉히 인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제시한 횡령액 349억여원 중 246억여원, 뇌물액 111억여원 중 85억여원을 유죄로 판단했다. 대법원 양형 기준은 뇌물 액수가 1억원만 넘어도 징역 11년 이상을 선고하도록 돼 있다. 거액의 뇌물과 횡령을 유죄로 판단하면서 형을 가중해 징역 15년을 선고한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는 큰형인 이상은 다스 회장과 처남 고(故) 김재정씨가 세운 회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다스 전·현직 임직원들의 진술을 근거로 이 전 대통령을 실소유주로 결론 내렸다. 김성우 전 다스 사장은 "이 전 대통령 지시로 다스를 설립했고 비자금을 조성해 전달했으며 매년 초 정기 보고 때 비자금 액수를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다른 다스 관계자들 진술도 비슷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이 전 대통령에게 일부러 불리한 진술을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다스 증자대금으로 사용된 서울 강남구 도곡동 땅 매각 대금을 이 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쓴 점도 근거가 됐다. 땅 명의자인 이 회장과 김씨는 매각 대금을 개인적으로 쓰지 않은 반면 이 전 대통령은 논현동 사저 공사에 60억원가량을 사용했고, 아들 이시형씨도 10억원가량을 썼다. 이 전 대통령은 "이 회장에게 차용증을 쓰고 빌린 돈"이라고 했지만 재판부는 "이자나 원금을 변제한 사실이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시형씨에게 다스 지분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한 문건도 중요 근거가 됐다. 제승완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2011년 작성한 보고 문건에는 이 회장 명의의 다스 지분을 이시형씨와 청계재단에 이전하는 방안이 담겼다. 재판부는 "경영 승계 작업이 이뤄졌음이 인정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전제 아래 검찰이 제시한 횡령액 349억원 중 자금을 세탁한 사실이 계좌 내역 등으로 명확히 밝혀진 246억여원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실소유주로 인정되면서 삼성전자가 다스에 대신 내준 미국 소송비 역시 이 전 대통령이 받은 뇌물로 인정됐다. 이 전 대통령은 삼성에 다스 미국 소송비 지원을 요청해 약 67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이 전 대통령은 이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진술과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의 자수서 등을 근거로 "이 전 대통령이 삼성의 지원 의사를 전해듣고 승인했다"고 판단했다. 또 "당시 삼성그룹에는 삼성 비자금 특검 관련 현안이 있었고 대통령 임기 중 이건희 회장 특별 사면과 금산 분리 완화 입법이 이뤄져 대가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이 삼성의 지원 의사를 직접 전달받은 2008년 4월 이후에 받은 돈 61억원에 대해서만 유죄로 인정했다.

이 밖에도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인사 청탁 대가로 건넨 19억여원과 김소남 전 국회의원이 공천 대가로 준 4억원 등 총 85억여원의 뇌물이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대통령의 이러한 행위는 공직 사회 전체의 인사와 직무집행에 대한 신뢰를 뿌리째 뽑는 행위"라고 했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은 객관적인 물증에도 불구하고 혐의를 모두 부인하면서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자신의 지시를 받고 일했던 친인척과 측근들이 범행을 저질렀고 자신은 개입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등 책임을 주변에 전가하는 태도를 보여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