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내년부터 고교 무상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2일 오후 정부종합세종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참여 정부에서 중학교 무상교육을 완성했고 문재인 정부는 고등학교 무상교육을 실현하겠다"며 "고교 무상교육을 내년으로 앞당겨 실현해 전국 130만명 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후 문재인 대통령은 유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유아 시기 교육부터 초등교육 때까지 완전국가책임제(를 구현해야 한다)"라며 "그다음 중요한 과제가 고교 무상교육을 도입함으로써 교육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춰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교 무상교육은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교육 공약이다. 당초 2020년 1학년부터 시작해서 2022년 모든 학년에 시행하는 게 목표였는데 이를 앞당겨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고교 1~3학년 무상교육을 실현하는 데는 약 1조90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다만 정부가 고교 무상교육을 1학년부터 단계적으로 한 학년씩 확대할지, 모든 학년에 일제히 시행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와 예산 협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대상 학년 로드맵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교 무상교육은 입학금·수업료·교과서비·학교운영 지원비를 정부가 지원해주는 제도다. 교복·체육복·수학여행비 등은 제외된다. 박근혜 대통령 때도 공약이었지만 예산 부족으로 실현하지 못했다. 현재 우리나라 무상교육은 초등학교와 중학교까지다. 교육부는 고교 무상교육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하고 추가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 내국세의 20.27%로 고정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비율을 상향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유 장관은 취임사에서 "우리 교육은 여전히 소수 상위권 인재를 배출하기 위한 경쟁 교육 중심이며 대다수 아이가 방치되고 있다"며 "교육계·과학계·산업계·노동계 현장 전문가와 학생·학부모·교사 등으로 구성된 '미래교육위원회'를 발족하고 미래교육 계획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또 "내년에 '국가교육위원회'를 출범시켜 교육 의제에 대한 사회적 대합의를 바탕으로 교육 개혁을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정부가 가진 초·중등 교육 권한은 시·도 교육청으로 이양하고, 교육부는 고등·평생·직업교육 영역을 중심으로 기능을 재편할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유 장관 임명식에서 "인사 청문회 때 많이 시달린 분들이 오히려 일을 더 잘한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있다"며 "여러 염려가 기우였다는 것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오전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유 장관이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해명할 것은 해명했다고 판단된다"며 "야당이 반대한다고 해서 그것이 일반 국민의 여론이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유 장관이 2020년 총선 출마 의지를 갖고 있어 '경력쌓기용 1년짜리 장관에게 백년대계인 교육을 맡겼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것은 시간의 길고 짧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야당 반대에도 임명을 강행했었던 박근혜 정부와 무엇이 다르냐'는 질문에 "과거 문제가 있었던 장관 후보자들과 유 장관에게 제기되고 있는 문제점들을 엄밀한 저울에 달아서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야당들은 "반(反)의회주의 폭거"라며 반발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정권의 오만과 독선이 도를 넘고 있다"고,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자기 사람만이 좋은 사람이라는 아집"이라고 했다. 유 장관은 오는 4일부터 국회 대정부 질문에 출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