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최태원(58) SK그룹 회장과 그의 동거인 K씨에 대한 악성 댓글을 쓴 혐의를 받는 네티즌에게 벌금형을 구형(求刑)했다.
검찰은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김현덕 판사 심리로 열린 김모씨의 결심 공판에서 "게시 내용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이켜볼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벌금 2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최 회장이) 사회 유력인사이고, 내연 관계에 대해 비판적 의도로 쓴 것으로 정당하다는 취지이지만 게시글의 내용을 보면 입에 담기에 저속하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씨는 이날 최후 진술에서 "3년을 거치며 많은 생각과 반성을 했다. 앞으로 제가 사회에 어떤 해도 끼치지 않을 것이란 건 모든 사람이 다 알 것이다"면서 "여지까지 살아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그리 살겠다"고 했다.
김씨의 변호를 맡은 강용석 변호사는 최후 변론에서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고, 특히나 자초한 행위"라며 "피고인이 새로 만들어내거나 지어낸 것이 없다. 죄의식이나 허위에 대한 인식도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최 회장은 지난 8월 14일 비공개로 진행된 김씨 재판에 직접 증인으로 출석해 주목을 받았다. 당시 최 회장은 ‘어떤 이유로 직접 출석하게 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허위 댓글로 사실을 과장해 인터넷에 유포하는 행위는 사람을 아프게 만드는 일"이라며 "그래서 바로잡고 법정에 호소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2016년 말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자신과 동거인 등에 대해 지속해서 악성 댓글을 단 아이디를 추려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거쳐 김씨 등의 신원이 확인됐고, 이들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최 회장이 아내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두고 다른 사람과 교제하는 것을 비난하며 욕설과 위협 글 등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최 회장은 지난 2005년 12월 국내 한 언론에 편지를 보내 동거인 K씨와 사이에 혼외(婚外) 자녀가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고 아내인 노 관장과 이혼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최 회장은 오래전부터 노 관장과 별거했고, 현재 서울 시내 모처에 있는 K씨 집에서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 관장은 "이혼하지 않는다. 세 아이의 엄마로서 가정을 지키겠다"고 해왔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현재 이혼 소송을 하고 있다
김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2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