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한미정상, 종전선언과 2차미북정상회담 날짜・장소 깊이 논의"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뉴욕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제2차 미북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를 두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제2차 미북 정상회담 장소가 판문점 또는 제주 등 국내가 되고, 회담후 남북미 정상이 모두 참여하는 3자 회의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북한 양자 회담에서는 제3국이다. 그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과 회담 장소와 시간을 논의한다는 것은 미국이 우리 영토내에서 회담이 가능한지 타진했다고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과 북한은 상대국 수도에서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것을 꺼리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뉴욕 프레스센터에서 한미정상회담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1시간 25분동안 이뤄진 정상회담 동안 종전선언과 2차 미북 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에 대해서 깊이 있는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2차 미북정상회담) 날짜와 장소에 대해 상당한 공감대 이룬것인가’라는 물음에는 "깊이 논의했다. 확정은 아니다"라고 답했고, ‘남북미 정상회담도 염두에 두고 논의했나'라는 물음에는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이같은 한미 정상간 대화 패턴은 4.27 남북정상회담이 끝나고 6.12 미북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이뤄진 지난 4월 29일 한미 정상간 전화통화와 매우 유사하다. 당시 한미 정상간 통화 시간도 뉴욕 정상회담 시간과 비슷한 1시간 15분이었다.
특히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당시 한미 정상간 전화 통화 직후 브리핑에서 "두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방안들에 관해서도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장소와 관련해서는 2~3곳으로 후보지를 압축하며 각 장소의 장단점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전화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첫 미북정상회담 장소와 시기를 논의하면서 ‘판문점’을 강력 추천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 정부는 제1차 미북정상회담 장소로 판문점을 밀었다. 상징성과 함께 미북정상회담 이후 남북미 3자회담 및 종전선언 합의 발표가 용이하기 때문이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30일 트위터를 통해 "수많은 국가들이 (미북) 정상회담 장소로 고려되고 있다"며 "남한과 북한의 경계에 있는 (판문점) 평화의집·자유의집이 제3국가보다는 더 대표성이 있고, 중요하며 영속적인 장소가 아닐까?"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첫 미북회담 장소는 싱가포르로 결정됐다.
싱가포르에서 이미 한차례 회담이 열렸기 때문에, 다른 장소에서 제2차 미북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뉴욕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김 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을 머지않아 할 것"이라며 "(회담은) 전에 했던 것과 비슷한 형식이 될 것이고, 장소는 다른 곳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이 제안한 연내 ‘종전선언’을 수용할 의사가 있다면, 제2차 미북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남북미 3자 정상이 참석하는 회의를 개최할 가능성이 있다. 11월 초로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10월 중으로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 및 발사대 폐기를 마친 뒤, 10월말 11월초까지 제2차 미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9.19 평양 남북정상선언을 통해 동창리 시설 폐기 후 ‘미국의 상응하는 조치’가 있다면 영변 핵시설을 영구적으로 폐기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우리 정부는 ‘상응하는 조치’의 첫 단계를 종전선언으로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약속한 ‘연내 서울 답방’도 국내에서 남북미 정상이 참석하는 3자 회의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판문점 외에도 서울 모처나 제주도도 회담 장소가 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김정은과 백두산 천지를 찾아 "어제, 오늘 받은 환대를 생각하면, 서울로 오신다면 답해야겠다"고 말했다. 당시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문 대통령에게 "이번에 서울 답방 오시면 한라산으로 모셔야겠다"고 했고,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한라산 정상에 헬기 패드를 만들겠다. 우리 해병대 1개 연대를 시켜서 만들도록 하겠다"고 했다. 제주도는 섬이라 공항 및 항구 등을 통한 보안 검색 등이 용이하고,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휴양지 및 국제회의 개최지라는 장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