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이 영화 : 더 넌

신선하진 않지만 탄탄하다. 19일 개봉한 '더 넌'(감독 코린 하디)은 공포영화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미덕을 잘 아는 영화다.

1952년 루마니아 한 수녀원에서 젊은 수녀가 목매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교황청은 사건 조사를 위해 퇴마 경험이 많은 버크 신부(데미안 비쉬어)에게 아이린 수녀(타이사 파미가)를 딸려 보낸다. 수녀원에 도착한 두 사람은 첫날부터 기이한 일들을 겪으며 심상치 않은 존재가 있음을 알게 된다.

2016년 영화 '컨저링2'에 등장했던 수녀 귀신 '발락'의 기원을 다룬 스핀 오프 작품. '쏘우' '컨저링' 시리즈의 감독 제임스 완이 각본과 제작을 맡았다. 줄거리는 '강력한 악령에 맞서는 미약한 존재들의 고난'이라는 한 줄로 요약된다. 악마와 신부가 등장하는 영화를 몇 편 봤다면 익숙하다 못해 진부하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화면과 소리를 노련하게 활용해 공포영화 표를 끊은 관객들이 기대하는 바를 성실하게 충족시킨다. 중세풍 수녀원은 곳곳이 귀신 못지않게 을씨년스럽고, 깜짝 놀라게 하는 포인트 역시 억지스럽지 않게 강렬하다. 타이사 파미가의 안정된 연기도 관객들의 몰입에 한몫한다. '컨저링' 주인공 베라 파미가의 동생이기도 한 그는, 굳이 비명을 지르거나 벌벌 떨지 않아도 숨 막히는 공포를 표현해 낼 줄 안다. 공포영화 팬이라면, 96분간 모자람 없이 불안해하고 놀랄 수 있을 것 같다. 15세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