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수행원 방북 경제인들, 리용남 북한 경제부총리 면담
남북관계 발전을 통한 경제 협력 희망 의사 내비쳐
3차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평양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8일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와의 면담에서 "이번 기회에 더 많이 알고, 신뢰관계를 쌓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평양은 처음 와봤다. 마음에 벽이 있었는데 이렇게 와서 직접 보고 경험하고, 여러분을 뵙고 하니까 (벽이 사라졌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우연히 보니 평양역 건너편 새로 지은 건물에 ‘과학중심 인재중심’이라고 써 있었다. 삼성의 기본경영 철학이 ‘기술중심 인재중심’"이라며 친근감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세계 어디를 다녀봐도 한글로 그렇게 써 있는 것을 본 적이 없는데 처음 경험했다. ‘이게 한민족이구나’라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에 리 부총리는 "이재용 선생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아주 유명한 인물"이라면서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서도 유명한 인물이 되시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날 리 부총리 면담에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참석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경제단체장도 자리했다. 리 부총리는 북한의 대외경협 분야를 책임자는 실세 경제관료로 알려져 있다.
최태원 회장은 "2007년에 왔었는데 11년 만에 오니까 많은 발전이 있는 것 같다"면서 "건물도 많이 높아졌지만 나무들도 많이 자라난 것 같다. 상당히 보기 좋았다"고 인사했다.
구광모 회장은 자신을 소개하면서 "LG는 전자, 화학, 통신 등의 사업을 하는 기업이다.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경제인 소개를 맡은 김현철 청와대 대통령 경제보좌관은 "(LG그룹의)선대 회장이 두 번 다 북에 다녀갔다. 새로운 회장이 되신 분"이라고 추가적으로 설명했다.
박용만 회장은 "서울에서 여기까지 1시간이 걸렸다. 지리적으로 이렇게 가까운데 심리적으로 거리가 상당했다"며 "2007년 기업인들이 평양을 방문한 이후 11년 만에 다시 왔다. 그 사이 남북관계도 여러 가지 변화가 많고, 할 일도 많다"고 했다. 박 회장은 이어 "오늘은 공동의 번영을 위한 자리도 좋고, 인식의 거리를 좁히는 자리도 좋고, 그런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대북 사업을 추진했었던 기업들은 남북관계 개선돼 사업이 재개됐으면 하는 희망의사를 내비쳤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남북관계가 안 좋으면 늘 마음이 아팠다"며 "남북정상회담이 잘 되고 북미정상회담도 잘 돼서 금강산도 풀리고 (사업을) 빨리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리 부총리는 "현 회장 일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답했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우리 민족의 3대 경협사업이 금강산 관광 사업, 개성공단 개발, 철도·도로 연결 사업"이라며 "사업이 전면 중단된 상태에서 새로운 시점에 오게 된 것을 아주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어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민족의 3대 사업을 다시 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민족의 경협사업이 무궁무진하게 발전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했다. 박성택 회장도 "개성공단도 폐쇄됐는데, 조속히 개방되면 좋겠다"고 했다.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저도 (평양에)처음 오는데 비행기를 타고 평양에 왔다. 철도공사 사장이 기차를 타고 와야 하는데"라고 말해 좌중이 웃게 했다. 그는 이어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한반도 평화가 정착돼 철도도 연결됐으면 좋겠다"면서 "지난 4·27 남북 정상회담 간의 합의를 추진함으로써 철도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만드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리 부총리는 "북남관계 중 철도협력이 제일 중요하고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1년에 몇 번씩 와야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남한 관광, 북한 관광 이렇게 따로 할 게 아니라 한반도 관광으로 민족 공동번영을 위한 관광을 했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교류가 본격화 되면 저희가 평양에서 함께하는 한반도 관광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