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유튜브에서 보수 논객으로 알려진 인물의 '1인 방송'을 보다가 '구독'을 클릭했다. 그 뒤로 스마트폰에는 새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다는 알림 창이 수시로 뜬다. 10~20분 길이의 동영상이 하루에 4~5개씩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올라온다. 방송 운영자가 집과 사무실에 설치된 카메라 앞에서 국내 뉴스와 외신 보도를 거의 실시간으로 분석·논평하는 내용이다. 이 방송 구독자는 10만여명으로 웬만한 신문 구독자 수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보수 성향 1인 방송 중에는 '펜앤드마이크'의 구독자가 제일 많다. 정씨는 신문사 논설위원 시절인 2012년 2월 자비로 카메라 두 대를 구입해 방송을 시작했다. 지금은 구독자가 25만명에 이르러 유튜브 'KBS뉴스' 구독자 수 26만3000여명에 맞먹는다.
▶인터넷 같은 뉴미디어 플랫폼은 원래 현 여권 성향 인사들이 강한 영역이었다. 지금도 인터넷 라디오 방송인 팟캐스트에선 '나꼼수'로 유명한 김어준씨 같은 여권 성향 인사들 방송의 조회 수가 훨씬 많다. 그런데 유독 유튜브에선 보수 성향 1인 방송이 김어준씨의 '딴지방송국'(구독자 10만여명) 같은 좌파 성향 인사들을 앞지르고 있다. 구독자 10만을 넘어선 보수 방송이 '펜앤드마이크' 말고도 '황장수의 뉴스브리핑'(구독자 20만9900명), '신의한수'(20만명), '조갑제TV'(14만9000명) 등 여럿이다.
▶'보수 1인 방송'이 강한 이유는 유튜브가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에 기본으로 깔려 있고 가입 절차가 간단하다는 편리함을 꼽을 수 있다. 주요 구독자인 50대 이상 중장년층의 스마트폰 사용률이 70%를 넘는 점도 한몫했다. 구독자 수가 지난해 탄핵 정국을 기점으로 급상승한 데서 보듯 정치적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여권이 유튜브 1인 방송을 방송법으로 규제하려고 법 개정을 추진하고 나섰다. 이곳에 나도는 가짜뉴스를 뿌리 뽑겠다는 명분이다. 보수 유튜브 방송 운영자들은 "우리에게 재갈을 물리려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의 방송 내용에는 '문 대통령의 소득 주도 성장은 실패했다'처럼 현 정부에 비판적인 내용이 많다. 하지만 과거 좌파 성향 팟캐스트에서 가짜뉴스 논란이 일었을 때 지금의 여권은 규제하자고 한 적이 없다. 허위 사실을 퍼뜨리는 1인 방송은 지금 실정법으로도 얼마든 처벌할 수 있다. 굳이 1인 방송 규제를 밀어붙이면 동영상앱 사용 시간 점유율이 86%에 이르는 유튜브 여론 시장을 장악하려는 것이란 오해를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