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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에 사는 자영업자 박모(64)씨는 극심한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으로 가까운 척추 전문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노화에 의한 척추관협착증'이 중증으로 진행된 상태였다. 척추 내 인대가 두꺼워지면서 신경이 지나는 통로인 척추관과 그 주변에 있는 추간공이 좁아지고, 이 부위에 신경 조직이 엉겨 붙어 염증을 일으키고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신경 유착이 추간공 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었다. 지금까지 박씨처럼 척추관협착증이 심하게 진행된 경우는 보통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엔 비(非)수술 치료법이 발달해 꼭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로 '추간공확장술'이 있다. 실제로 박씨도 서울 광혜병원에서 추간공확장술을 받은 뒤 통증에서 벗어났다.

염증 물질로 뒤덮인 추간공(왼쪽). 추간공확장술을 받고 염증물질이 제거됐다

◇척추관협착증, 꽉 막힌 수도관과 같아

추간공은 서로 다른 두 척추뼈가 만나는 부위에 생긴 공간으로 신경가지·동맥·정맥·자율신경이 지나는 주요 통로다. 여기에 이물질이 쌓이면, 지나야 할 것들이 지나가지 못한다. 하지만 추간공을 둘러싼 척추 구조가 워낙 복잡해 치료하기가 쉽지 않다. 이때 고려할 수 있는 비수술 치료법이 '추간공확장술'이다. 추간공확장술은 추간공 주변의 비대해진 인대를 일부 절제하고 신경에 엉겨붙은 염증물질을 떼어내는 시술이다. 척추관협착증과 추간공확장술의 원리는 막힌 수도관을 뚫는 과정과 비슷하다. 보통 수도관이 막히는 이유는 오래된 관에 이물질이 쌓여서다. 수도관에 락스를 뿌리거나 철사를 밀어 넣는 방식은 효과가 오래 가지 못 한다. 그렇다고 관을 교체하려면 대(大)공사가 돼 번거로워진다. 이럴 때 배수구 철망 일부를 제거하면 막힌 수도관을 뚫을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도 비슷한 면이 있다. 추간공에 이물질이 쌓여 좁아지면 척추 주변 인대 등을 일부 떼어내는 추간공확장술로 치료하는 것이다.

서울 광혜병원의 박경우(가운데) 원장이 척추관협착증 환자에게 추간공확장술을 시행하는 모습.

서울 광혜병원의 박경우 대표원장이 개발한 특수 키트를 활용한 추간공확장술은 시술적 방식이다. 시술 시간이 10분 안팎에 불과하지만, 기존 치료로 풀지 못한 깊숙한 부위의 신경 유착까지 풀어 추간공을 넓힌다. 예전에 받은 수술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추간공확장술을 응용한 치료는 시술자의 임상 경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박 원장은 "시술하기 전에 해당 병원의 치료 방식이 어떤지, 임상 경험이 충분한지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美 특허 등록한 광혜병원만의 '추간공확장술'

추간공확장술은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광혜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광혜병원의 추간공확장술이 미국에서 특허 등록을 마쳤다. 정식 특허명은 '추간공 인대 절제술에 의한 경피적추간공 확장 시술 방법 및 그에 이용되는 시술 도구를 위한 방법론'이다. 광혜병원 관계자는 "의료 기구가 아닌 시술법에 특허를 받은 것"이라며 "미국 시장 내 제품 수출이 가능하다는 의미를 넘어 진보적이고 차별적인 의료 신기술로 인정받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추간공확장술에 관한 미국 특허 등록증.

지난 30년간 척추 전문으로 운영한 광혜병원은 풍부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추간공확장술을 전문화했다. 지금까지 1만여 건 수술을 진행했으며, 척추 치료 분야의 수술부터 비수술까지 모두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