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평화를 위해 헌신한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이 조국인 아프리카 가나에서 마지막 작별인사를 했다. 가나 수도 아크라에서 13일(현지시간) 아난 전 사무총장에 대한 장례식이 국장으로 진행됐다. 아난 전 총장은 유엔 평직원에서 국제 외교의 최고봉에 오른 입지전적 지도자다. 1938년 영국의 식민지였던 가나 쿠마 시에서 태어났고 1962년 세계보건기구(WHO) 예산·행정담당관으로 유엔에 입성했다
13일(현지시간) 행사장인 국제회의센터에는 나나 아쿠포 아도 가나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전·현직 지도자들과 조문단 등 약 2천명이 모였고 건물 밖에서도 가나 국민 수천명이 대형 스크린으로 장례식을 지켜봤다. 아난 전 총장은 유엔에 첫발을 들인 지 35년 만인 1997년 사무총장에 올라 유엔 개혁,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확산 방지, 빈곤 퇴치, 아프리카 내전 등 지역분쟁 해결에 노력했다
13일(현지시간) 아난 전 총장의 부인 나네 아난은 "당신은 오랜 여행을 시작했던 고향으로 돌아왔다"며 "당신의 지혜와 동정심은 우리를 계속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아난 전 총장은 공로를 인정받아 2001년에는 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는 처음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아난 전 총장은 2006년 12월 퇴임한 뒤에도 세계 원로정치인 모임 '엘더스'(The Elders)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13일(현지시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우리 시대에 드물게 코피 아난은 사람들이 보편적인 인류애라는 공동 목표를 향해 뭉치게 할 수 있었다"며 "그는 권력을 향해 진실을 말할 용기가 있었다"고 고인을 애도했다
13일(현지시간) 전 유엔사무총장 코피 아난의 장례식장에서 한 남성이 가나의 장례식 전통인 검은색옷과 화초를 머리에 쓰고 경의를 표하기 위해 줄을 서있다
13일(현지시간) 스위스에 있던 아난 전 총장의 시신은 지난 10일 가나에 도착했고 아크라에 있는 군 묘지에 묻힌다. 앞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난 전 총장은 지난달 18일 스위스 베른의 한 병원에서 8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