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터 샤프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10일 "김정은이 비핵화 약속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려면 정확한 핵신고를 하든지, 장거리 미사일 일부를 파괴하든지, 아니면 구체적인 비핵화 일정에 합의하든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샤프 전 사령관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주한 미군 사령관을 지냈다. 요즘도 그의 주요 관심사는 한반도 문제이다. 미국 신문보다 한국 신문 영문판을 더 많이 읽는다. 주한미군전우회(KDVA)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코리아 소사이어티' 이사이기도 하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고 했다.

월터 샤프 전 주한 미군 사령관이 10일(현지 시각) 워싱턴 DC 인근 펜타곤 시티 한 호텔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정은이 비핵화를 할 것이라고 보나.

"김정은은 젊다. 앞으로 40년은 권좌에 있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러려면 경제를 발전시키고 북한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켜야 한다. 그러려면 핵을 포기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제재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약속한 대로 핵과 미사일 실험은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비핵화와 관련해서 한 일이 너무 적다는 점은 걱정스럽다."

―북한은 종전 선언을 요구하고 있다.

"김정은이 비핵화와 관련해 검증 가능한 구체적인 일을 한다면 이 과정의 어느 시점에 종전 선언을 하는 것은 적절하고 논리적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이 한국과 미국에 더 이상 위협이 아니라고 생각될 때 우리는 종전 선언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약속하는 것만으로도 종전 선언을 할 수 있다고 보나.

"그런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북한은 이동식 발사대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그런 상황에서 핵시설이나 미사일 발사대 파괴는 큰 의미가 없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핵과 미사일을 대량 생산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한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다만 북한의 9·9절 열병식에서 ICBM이 보이지 않은 것은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의 9월 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종전 선언이 주한 미군 철수 주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어떻게 생각하나.

"문재인·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들이 연결돼 있지 않다고 했고, 김정은도 그것은 요구 사항이 아니라고 했다. 미군은 전 세계 안보를 위해 배치된다. 미국이 동북아에서 미군을 줄이자는 말을 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손자의 손자 대에 가서나 가능할까."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트럼프는 김정은이 무언가를 해야 하는 지점까지 밀어붙였다. 앞으로 긴 과정을 가야 하지만 이전보다는 더 희망적이다. 트럼프는 여전히 기대를 갖고 있다. 한편으론 제재를 하면서 김정은 자신이 말한 바를 이행하기를 바라고 있다."

―김정은이 최근 한국의 대북 특사단에게 약속한 대로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때까지 비핵화를 하지 못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제재와 군사력을 계속 강화하고 김정은에 대한 외교적 압력을 높여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움직이기를 기대하면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시켰다.

"그렇다고 지금 한·미가 군사훈련을 하지 않는 건 아니다. 소규모 또는 중간 규모의 훈련을 거의 매일 한다. 군의 대비 태세엔 문제가 없다. 하지만 미국이 영원히 기다릴 수 있는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