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금강 보 중 가장 하류에 위치한 백제보의 수문을 완전 개방하기로 했다. 이로써 금강은 4대강 중 처음으로 모든 보의 문을 연 강이 된다.
환경부는 충남 부여군 등 지역 농민들과 관계 기관과 함께 백제보 완전 개방 및 안정적 용수 공급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백제보 개방 추진 업무협력 협약서'를 11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 체결에는 환경부와 부여군, 백제보농민대책위원회,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농어촌공사 등이 참여했다.
협약에 따라 백제보는 11일부터 완전 개방이 추진된다. 현재 백제보는 지난 7월부터 소폭 개방돼 수위를 해발(EL) 4m로 유지하다가 지난달 31일에는 3.5m까지 수위를 낮춘 상태다. 환경부는 지하수 수위와 양수장 개선 소요 시간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개방을 추진, 10월에는 수위를 EL 1.4m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환경부는 "10월 3일까지 보의 완전 개방을 끝낸 후 한 달간 유지하면서 영향을 평가하고, 4대강 보 처리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백제보는 그간 보 개방 여부를 둘러싸고 농민과 환경단체 사이의 갈등이 첨예한 곳이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4대강 수질 개선을 위해 보를 개방한 후 상황을 모니터링하겠다"고 발표하고 백제보의 수문을 개방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보 수위가 내려가자(EL 4.2m→2.6m) 지역 농민들이 "지하수위가 낮아져 농업용수가 모자란다"며 반발했다. 이에 정부가 다시 수문을 닫고 수위를 EL 4m로 끌어올리자 이번에는 환경 단체들이 "수문을 닫은 이후 녹조가 심해졌다"며 수문 개방을 요구해왔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김영기 백제보 농민대책위원회 대표는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보를 개방하고, 관계 기관과 전문가들이 장기 용수 공급 대책도 마련하기로 약속한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백제보 개방이 가능해진 것은 지난 8월 말 내린 폭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백제보 상류에 위치한 세종보가 완전 개방되어 있는 상태여서 지난 8월 중순까지만 해도 일부 지역에 강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가물었으나, 지난달 말 이후로는 수위가 EL 9.2m까지 높아졌다. 세종보의 최저 수위는 EL 8.4m다. 환경부 관계자는 "상류 보의 수량이 많아지면서 백제보 주변 농민들도 농업용수가 크게 모자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안심한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또 가물게 되면 반발이 다시 커질 수 있는 만큼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