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 와해 공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이상훈(63)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11일 기각됐다.

이 의장의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이언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밤 11시 4분쯤 "범죄 혐의 소명이 부족하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부장판사는 "경영지원실장으로서 지위와 역할에 비춰 이 의장이 보고받은 것으로 보이는 문건만으로는 공동정범에 이를 정도로 이 사건 혐의에 관여했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나아가 장기간 수사를 통해 증거자료가 충분히 수집됐고, 핵심 관여자들이 대부분 구속돼 (증거 인멸을 위해) 말을 맞출 염려도 없다"고 했다.

검찰은 이 의장을 조만간 불구속 기소하고 이 사건 수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장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으로 일하며 노사관계 업무를 총괄했다. 검찰은 2013년 삼성전자서비스에 노조가 설립된 이후 이 의장이 노조와해 공작인 이른바 '그린화' 작업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7월 10일 이 의장의 집무실과 경영지원실을 압수수색했다. 또 지난 6일 이 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고, 다음날인 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의장은 1982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삼성그룹 비서실과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미래전략실 등을 거친 '재무통'이다. 구조조정본부에서는 재무팀, 전략기획실에서는 전략지원팀에 소속돼 전자 관련 계열사 운영 담당 임원으로 일했다. 전략기획실 해체 이후에는 삼성전자 사업지원팀장으로 근무하며 전자 관련 계열사의 업무를 조정했다고 한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