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사위’라는 말은 배우 손병호를 두고 하는 게 아닐까. 치매에 걸린 장모님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이 적잖은 감동을 안겼다.

10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서는 손병호-최지연 부부의 마지막 이야기가 그려졌다. 잠시 프로그램을 떠나 휴식기를 갖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날 손병호는 아내 최지연과 함께 부산으로 여행을 떠났다. 이 부부가 도착한 곳은 부산의 한 치매 전문 요양원. 그곳에서 만난 사람은 바로 손병호의 장모님이었다.

배우였던 장모님은 이날 흥 많은 사위 손병호와 구성진 노래를 부르며 즉석에서 컬래버레이션 공연을 펼쳤다. 흰머리가 빼곡하게 자란 데다, 기억력이 들쭉날쭉했지만 장모님의 노래 실력은 젊었을 때처럼 창창했다.

손병호는 아내와 자신의 연애 시절을 떠올리며 “아내와 결혼 하는 것도 장모님이 안 계셨으면 못했다”면서 사랑의 오작교 역할을 해준 것에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장모님은 자신의 남편이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잠시 잊어버린 듯 했다. “남편이 죽었냐”고 딸에게 물은 뒤 “숙아 숙아 하더니 갔는 가봐”라고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손병호의 장모님은 아직까지 웬만한 기억은 유지하고 있었지만, 가끔가다 잊어버리는 사건들이 듬성듬성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손병호는 그런 어머니를 안타깝게 바라보며 그럼에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는 “어머니가 드시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고 말했다. 이어 “바다도 보고, 해도 보고, 딸도 보고, 우리 사위도 보고 얼마나 좋냐”고 함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친어머니가 49세에 돌아가셔서 장모님이 친어머니 같다”고 말했다.

최지연은 “(남편과)동거하고 있을 때 우리 엄마가 집에 오셨다. 걱정했는데 아무 말 안 하셨다”고 어려웠던 젊은 시절을 회상했다. 손병호는 “제가 연극할 때 돈 한 푼 없었다. 미래도 없었는데 장모님이 결혼을 허락해주셨다”며 “어떻게 제게 딸을 주실 생각을 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장모님의 대답은 감동적이었다. “둘이 좋아하는데 어떻게 막겠느냐”는 것. 손병호는 “그래도 감사한 게 아직 ‘손서방’을 기억해주시는 거다. 정말 최고다. 어머니 사랑한다”면서 손하트를 날렸다.

장모님은 “오늘을 잊지 말아 달라”는 딸의 말에 “안 잊는 게 아니라 못 있는 거다”라고 화답했다. 세 사람이 함께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이날을 기점으로 ‘동상이몽2’에서 잠시 자리를 비우게 된 손병호는 “(남녀가) 결혼하고 10년이 넘으면 멀어진다. 각자 바쁘게 일을 하다 보면 눈을 마주칠 시간이 없다”며 “저희 아내가 (‘동상이몽’을 통해)오랜 만에 남편의 눈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에 감사했다고 하더라. 저 역시 고마운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손병호는 아내에게 “늘 고맙다. 못난 남편 항상 자랑스럽게 얘기해주고 힘을 실어줘서 좋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남은 생을 더 아름답게 즐겼으면 좋겠다. 사랑하고 고맙다”라는 진심을 전달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