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0일 TV·라디오·신문 등 관영 매체들을 총동원해 전날 있었던 정권 수립 70주년(9·9절) 기념행사들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열병식을 비롯해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공연 실황,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수뇌부가 해외 축하사절들을 면담한 소식, 우방국 축전 등을 소개하면서 경축 분위기를 띄우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함경북도 등 지방에선 명절 특별 배급이 나오지 않는 등 평양의 잔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열병식 연설에서 "정치와 군사, 경제와 문화의 모든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대변혁을 이룩하며 승승장구하는 위대한 번영의 시대를 맞이했다"고 했다. 열병 행진에는 전략무기를 관할하는 전략군 열병 종대가 등장했다. 군 소식통은 "비핵화의 가늠자 중 하나가 전략군 해체인데 아직은 건재해 보인다"고 했다. 5년 만에 재개된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공연에는 한반도만 빨간색으로 칠한 대형 지구본이 등장했다. 또 드론(무인기)과 빔프로젝터 등 최신 기술을 동원해 '자력갱생'의 메시지를 발신했다.
그러나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날 "올해는 명절 공급도 없고 썰렁한 분위기"라며 "3년 전부터 9·9절 70주년 준비를 한다고 크게 선전했는데 술 한 병도 없었다"고 했다. 북한이 올해처럼 정주년(5년 단위로 꺾이는 해)에 맞이하는 주요 기념일에 명절 공급을 하지 못한 것은 이례적이다. 탈북자 K씨는 "최소한 술, 돼지고기, 콩기름, 간장 정도는 나와야 정상"이라고 했다. 김정은 집권 이후 완화됐던 식량난도 다시 악화하는 조짐이다. 대북 소식통은 "대북 경제 제재로 어려운 데다 풍수해로 황해도 곡창지대 논밭이 물에 잠겨 피해가 크다"고 했다. 지난달 함북 온성군과 양강도 백암군에서 아사자(餓死者)가 속출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