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3년여 만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서울에 사는 61세 남성 A씨가 메르스 의심증상을 보여 검사한 결과 8일 오후 4시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8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메르스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A씨는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6일까지 업무 출장 목적으로 쿠웨이트를 방문한 후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를 거쳐 입국했다. 그는 쿠웨이트 방문 중 설사 증상으로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했고, 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직후 설사 증상으로 공항에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로 내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A씨를 응급실 선별격리실로 격리해 진료한 결과 발열, 가래 및 폐렴 증상을 확인해 보건 당국에 의심환자로 신고했다. 그는 현재 서울대병원 국가지정격리병상에 이송된 후 격리된 채 치료받고 있다.

보건당국은 이날 오후 7시 30분 정부 서울청사 본관에서 관련 브리핑을 진행했다. 브리핑을 맡은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의심환자 신고 접수 후 인천공항검역소, 서울시 등과 함께 항공기 탑승객 등 환자 접촉자 조사를 했다"며 "검사 결과 확인 후 대응팀을 통해 환자에 대한 심층역학조사도 실시했다"고 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현재까지 파악한 밀접접촉자는 검역관 1명, 출입국심사관 1명, 항공기 승무원 3명, 탑승객 10명, 삼성서울병원 등 의료진 4명, 가족 1명 등 총 20명"이라며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 접촉자 숫자는 변동될 수 있다"고 했다.

정 본부장은 "밀접 접촉자의 경우 14일 동안 격리하고 질병관리본부 중앙역학조사반, 서울시, 민간 감염병 전문가와 함께 대응팀을 확대 편성할 것"이라며 "환자 검체에 대한 바이러스 분리 및 추가 분석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국내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 2015년 5월 20일 이후 3년여 만이다. 당시 메르스 감염자 수는 186명까지 늘었으며 38명이 사망(치명률 20.4%)했다. 정부는 같은 해 7월 6일 종식선언을 했다.

메르스의 잠복기는 평균 5일(2~14일)이고 주요 증상은 발열, 기침, 호흡곤란 등이다. 이 외에도 두통, 오한, 인후통, 근육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당뇨나 신부전, 만성 폐 질환과 같이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서 감염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