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돌발 행동과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테슬라는 회사 안팎의 폭풍우로 6분기 연속 적자에 허덕이지만, 대중의 관심을 즐기는 머스크는 아랑곳하지 않지 않고 기행과 막말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번엔 대마초(마리화나)였다. 머스크는 지난 7일(현지 시각) 미국 코미디언 조 로건이 진행하는 생방송 팟캐스트에 나와 인터뷰 도중 "대마초가 생산성에 도움이 될 구석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마리화나를 피웠다. 민간 우주개발 업체 스페이스 X를 소유하고 있는 머스크는 미국 공군 당국과 회사의 계약 규정에 따라 마리화나 흡연이 금지된 상태지만 이를 위반한 것이다. 마리화나를 피며 위스키를 홀짝이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미국 코미디언 조 로건이 진행하는 생방송 팟캐스트에 나와 대마초를 피우는 모습.

머스크의 기행이 나올 때마다 테슬라의 주가는 큰 폭으로 출렁인다. 그가 대마초를 흡연하는 모습이 공개된 다음 날 테슬라 주식은 전장 대비 약 10% 급락한 252달러(약 28만원)로 내려앉았다.

머스크의 도 넘은 언행으로 단 하루 만에 28억달러(약 3조원)의 테슬라 기업가치가 증발한 적도 있다. 지난 5월 2일 월가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진행한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머스크는 테슬라 자금 운용과 관련해 비판적인 의견을 내비친 이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난 정말로 상관하지 않으니 제발 테슬라 주식을 사지 말라"며 감정적으로 대응했다. 이때도 테슬라 주식은 전장 대비 5.5% 급락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매개로 돌출 발언을 이어왔다. 지난 7월에는 동굴에 고립됐던 태국 유소년 축구팀을 구조한 영국인 잠수부를 ‘소아성애자’라고 칭하는 트윗을 올려 원성을 샀다. 머스크는 소년들이 갇혀 있던 치앙라이 탐루앙 동굴에 직접 방문한 후 "동굴 속 수위는 매우 낮았고 장비 없이도 헤엄쳐 들어갈 정도였다"면서 구조대원을 조롱한 것이다. 논란이 일자 머스크는 트윗을 모두 삭제하고 사과했지만, 비난은 끊이지 않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018년 7월 15일 태국 소년들을 구조한 영국인 잠수부를 ‘소아성애자’라고 불러 논란에 휩싸였다.

주가와 직결되는 회사 내부 상황과 향후 계획을 공개하는 등 도를 넘는 트윗 또한 멈추지 않는다. 머스크는 지난달 7일 테슬라의 상장폐지 계획을 발표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회사를 비공계로 전환하는 대신, 사우디 국부펀드에서 자금을 확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 깜짝 선언은 "테슬라 투자자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었다"는 테슬라 측의 해명에 따라 해프닝으로 끝났다.

머스크가 회사 안팎의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상 최대 영업 적자를 본 테슬라의 올 1분기 실적이 발표된 지난 5월, 머스크는 트위터에 "랄랄라(la la la)"라고 올려 주주들의 비난을 샀다. 올 4월 1일 만우절에는 "테슬라가 자금난으로 파산했다"는 농담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해당 트윗이 일파만파 퍼지자 머스크는 즉시 "실제로 발표할 내용이 아니다"면서 거짓말이라고 수습에 나섰다.

일론 머스크가 2018년 4월 1일 만우절을 맞아 “테슬라가 자금난으로 파산했다”면서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

2200만명의 팔로워를 둔 머스크의 ‘트위터 막말’이 끊이지 않으면서 테슬라 관계자들은 머스크에 대한 불신을 공개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지난달 16일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가 밤마다 복용하는 수면제 ‘암비엔’이 부작용을 일으켜 트위터 사용을 통제하지 못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뉴욕타임스에 전하기도 했다.

테슬라 4대 주주인 제임스 앤더슨은 지난 7월 영국 일간 가디언에 서한을 보내 "머스크는 지난 6개월간 투자자의 신뢰를 뒤흔들 행동을 너무 많이 보였다"면서 "그가 회사의 핵심 업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할 것"이라고도 했다.

머스크의 기행 때문일까. 테슬라 회계책임자인 데이브 모턴을 비롯해 부사장, 수석 엔지니어 등 테슬라 핵심 인재들이 하나둘 회사를 떠나고 있다. 모턴은 입사 한 달 만에 "회사를 향한 대중의 관심이 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면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 고위급 임원인 인사 책임자 게비 텔리대노 또한 퇴직 의사를 밝혔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