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보〉(57~65)=신진서의 목표는 박정환이다. 그 추격 과정이 바둑계 최고의 구경거리이기도 하다. 2014년 4월 신진서가 처음 한국 랭킹에 진입했을 때 박정환과의 점수 차는 715점이었다. 3년여 뒤인 2017년 6월 2위 신진서는 1위 박정환과 63점 차까지 접근, 둘 간의 최소 점차를 기록했다. 이후 간격이 다시 벌어지다가 최근 또다시 좁혀져 현재(9월 랭킹) 101점 차이다. 둘 간 맞대결 성적에선 신진서가 4승 8패로 박정환을 맹추격 중이다.
57로 이은 점으론 58에 두어 패를 결행할 수도 있었다. 참고도를 보자. 3으로 틀어막고 4로 단수쳐 패가 되는데, 백도 6의 큰 팻감이 자랑이다. 결국 14까지의 절충이 예상된다(5…▲, 10…■). 이 진행은 백의 이득이며 전세도 역전이다. 그래서 57로 궤도를 수정한 것이지만 58로 뚫리고 보니 흑이 뭘 했는지 알 수 없게 됐다.
60은 손해수. '가'에 젖혀 끊어가는 수단이 성립되지 않아 나중에 61 자리로 붙여 끝내기하는 맛을 스스로 날렸다. 63, 65는 잡힐 돌임을 뻔히 알면서도 활용을 노리는 일종의 사석 전법. 공을 넘겨받은 백도 한 수 보강이 불가피하다. '나'와 '다' 둘 중 어느 곳이 더 효율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