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올여름 거의 한 시간에 한 번꼴로 잠에서 깼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이 쓰는 12㎡(3.2평) 크기의 독방에 설치된 선풍기 한 대가 50분 돌고 10분씩 멈췄기 때문이다. 선풍기가 가동되지 않는 10분 동안 열대야 더위에 허덕이며 잠을 설쳤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그동안 여름에는 취침 시간부터 구치소나 교도소의 각 방에 선풍기를 틀다가 다음 날 새벽 3시쯤 일괄적으로 전원을 껐다. 그런데 올해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밤새 선풍기를 틀되, 50분 가동하고 10분 끄는 방식으로 규칙을 바꿨다. 선풍기 과열로 인한 화재 위험 때문에 10분간 가동을 중단했다.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본지에 "이 전 대통령이 선풍기가 꺼질 때마다 잠에서 깼다고 하더라"며 "고령인 대통령의 건강이 악화된 한 요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법무부의 '50분, 10분' 룰은 전국 구치소·교도소의 모든 방에 똑같이 적용됐다. 경기 의왕시의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박근혜 전 대통령도 더위 등으로 잠을 이루기 힘들어했다고 한다. 이른바 '범털'(거물급 피의자)들이 머무는 방도 예외가 아니었던 것이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지난 정권의 한 차관급 인사는 최근 변호사에게 "선풍기 바람이 있다가 없어지면 그게 그렇게 고역일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구속 수감 중인 전 정권의 한 장관급 인사의 변호인은 "선풍기가 켜져 있는 50분 동안 살짝 잠들었다가, 선풍기가 꺼지면 일어나서 찬물로 씻고 다시 잠드는 게 일상이었다고 들었다"며 "고령의 수감자들은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밖에 없던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