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이하 선조위)가 임무를 마치고 사고 원인에 대한 결과를 지난달 초 발표했다. 선조위의 가장 큰 공적은 세월호가 전복 시작 시 더 큰 각도로 기울어진 것을 밝힌 것이다. 사고 당일 오전 8시 49분 급선회 시작 뒤 1분 이내에 세월호가 왼쪽으로 45도 이상 기울어진 것을 차량 블랙박스를 통해 확인했다.
검찰 및 해양안전심판원은 초기에 30도 기울어진 것으로 봤는데, 이게 45도까지 이른다는 것이다. 즉, 사고 당시 세월호는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복원성이 더 나빴다. 외력이 가해졌을 때 제자리로 돌아오는 힘이 거의 없는 상태였던 셈이다.
복원성을 갖추려면 선박 중심의 위와 아래에 균형 있게 무게가 실려야 한다. 선박의 중심보다 아래에 무게를 두면 복원성은 더 좋아진다. 복원성이 나빴다는 말은 중심보다 선박의 윗부분에 화물을 많이 실었다는 의미이다. 규정된 흘수(선박이 물에 잠긴 깊이)를 유지하면서 더 많은 화물을 싣기 위해서는 더 실은 화물량만큼, 선박 아래에 싣게 되는 물(발라스트)을 빼낼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복원성은 아주 나빠지게 된다. 이는 선박이 전복될 위험을 자초하는 일로 절대 해서 안 되는 금기 사항이다. 이런 행위를 하는 자에게는 형사 처벌은 물론 상법상으로도 큰 책임을 지우고 있다.
1993년 발생한 서해훼리호도 과승(過乘)이 문제가 됐다. 정원보다 많은 사람이 승선하면 선박은 물속으로 더 잠기게 되어 부력이 부족해 침몰하게 된다는 상식을 무시한 결과이다.
세월호와 서해훼리호 사고 모두 연안 해운에서 발생했다. 복원성이나 부력의 의미를 연안해운의 선원들이나 경영진이 완전히 알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사고에서 얻은 교훈은 모든 선박이 복원성을 갖추도록 제도화하고 선원들이나 경영진에게 복원성 확보에 대한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양상선, 연안 상선, 차도선, 카페리 선박은 물론 해양레저기구까지 복원성 및 부력이 빈틈없이 갖춰지도록 정부 당국, 항해 교육기관, 선주, 선원들, 전문가들의 노력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