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나프타)에 캐나다를 계속 머무르게 할 정치적 필요성이 없다. 캐나다를 아웃(out)시킬 것이다."
캐나다와 나프타 개정 합의가 불발된 지난 1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이다. 트럼프 대통령 무역전쟁의 전선(戰線)은 정치적 동맹국 여부를 가리지 않고 점점 넓어지고, 전쟁의 양상도 전면전으로 심화하고 있다. 그는 지난주엔 수십년 이어온 다자간무역체제인 세계무역기구(WTO) 탈퇴를 언급했다. 조만간 중국을 향한 사상 최대 규모의 관세 폭탄도 준비하고 있다.
◇트럼프 "나프타는 최악의 협정" 맹공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나프타를 "최악의 무역 협정"이라고 비판하면서 "미국 일자리를 없애고 무역 적자를 초래하는 나프타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취임 100일을 맞은 작년 4월 나프타 폐지 대신 재검토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멕시코와 캐나다는 작년 8월부터 미국과 나프타 재협상에 들어갔다. 지난달 27일 미국은 멕시코와 나프타 개정을 위한 양자 개정 협상 체결에 성공했다.
트럼프는 이후 캐나다와 협상이 난항을 겪자, 나프타를 향해 다시 공격을 퍼부었다. 그는 이날 "나프타는 이제껏 체결된 무역 협상들 가운데 최악의 협상 중 하나다. 미국은 (나프타 때문에) 수천 개의 기업과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잃었다"며 "나프타는 결코 체결되지 말았어야 할 협상"이라고 비판했다. 캐나다 협상대표인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외교장관의 대변인 애덤 오스틴은 "캐나다는 새로운 나프타에 전념하고 있다"며 "모든 협상 당사자가 선의와 유연성을 가지면 '윈-윈-윈' 하는 결과를 성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美 우선주의 내세운 트럼프, 전 세계 상대로 무역전쟁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한국에 대해서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개정을 요구해 미국 측 입장을 대부분 관철시켰다. 중국·유럽연합(EU) 등을 상대로도 전쟁을 불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에 대해 자국의 '무역확장법 232조'를 무기로 기존 국제 무역질서인 WTO 협정과 FTA를 무력화하면서 전리품을 하나씩 챙기고 있다. 지난달 30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선 "그들(WTO)이 태도를 개선하지 않으면, 나는 WTO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EU가 내놓은 자동차 상호 무관세 제안에 대해서도 "충분하지 않다"고 일축했고,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면서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은 이달이 큰 분수령이 될 수 있다. 2000억달러(약 222조원)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와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가 조만간 실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에 대한 최악의 관세 폭탄이 던져질 경우 미·중 무역전쟁의 갈등 수위는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美·멕시코 나프타 개정에 국내 완성차 업체 긴장
최근 미국과 멕시코가 타결한 나프타 개정 협상안의 세부 내용이 알려지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현재 기아차는 멕시코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가동 중이다. 이곳에서 지난해 11만대의 차량을 미국으로 수출했다.
나프타 개정 협상안은 무관세로 수출하는 자동차의 역내 부품 사용 비율을 기존 62.5%에서 75%로 상향 조정하고, 부품의 40~45%를 시간당 최소 16달러를 받는 노동자가 만들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생산비용 상승과 함께 기아차의 전략수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부품 비율 75%를 맞추기 위해서는 국내 생산 부품보다 미국·캐나다·멕시코산 부품을 더 많이 써야 한다. 또 나프타 개정안은 멕시코의 대미 수출이 240만대를 넘을 경우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부품 규정에다 240만대 제한까지 걸리면 현대·기아차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미국과 멕시코의 협상 결과를 정확히 파악하고 양국의 협상 결과가 미국의 통상정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분석해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