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가족사진을 찍은 원주민 가족.

콜롬비아 북쪽 열대기후 지역의 밀림에 위치한 산타마르타의 시에라 네바다 정글. 마약 산지를 점령하려는 반군게릴라가 활동하는 곳이라 위험한 지역이다. 그곳에 타이로나 원주민들이 신성한 의식을 지내던 장소로 스페인 점령 후 도시를 버리고 떠날 때까지 수천명의 사람들이 살았던 도시가 있다. 타이로나인들이 8~14세기까지 거주했던 이 도시는 시우다드 페르디다, 스페인어로 '잃어버린 도시'라는 뜻이다.

그곳엔 삼속으로 숨어둔 고대 타이로나 문명의 후손들이 고유의 언어와 전통을 유지한 채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 외부와의 접촉을 일체 피했다. 그들에게 시에라 네바다는 삶의 은신처이자 어머니와 같은 존재이다. 의식주를 오로지 자연에 의지해 살아 오고 있으며 외부인들의 방문도 제한하고 있다.

소풍가는 아이들처럼 잃어버린 도시를 찾아서 정글 속을 걷는 트레커들.
30도의 무더위 속에 3일 동안 정글을 걸은 후 비로소 만난 잃어버린 도시, 찬란한 문명의 흔적은 사라지고 옛사람들의 삶터만이 남아 있다.
원주민 커뮤니티의 모습. 우리의 옛 초가집과 흡사하다.

잃어버린 도시, 그러나 거기 그대로 살아 있는 도시

강을 건너고 오르막을 오르다 보니 날이 밝을 때쯤 마침내 잃어버린 도시에 도착했다. 그러나 그곳은 번영했던 옛 도시의 영화나 감탄을 자아내는 거대한 유적지는 아니었다. 찬란한 문명의 흔적은 없고 평화롭게 욕심 없이 살았을 옛사람들의 삶터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수많은 집터들은 그 옛날 이곳의 모습을 알려 주고 있다.

원주민 커뮤니티에서 칠면조와 놀고 있는 원주민 아이.
모칠라 가방 만드는 방법을 보여 주고 있는 원주민.
시우다드 페르디다에서 좁고 울퉁불퉁한 계단을 내려오고 있는 트레커들.

정글로 뒤덮이고 찌는 듯한 열대의 더위 속에 꼬박 3일을 걸어서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발견되었지만 아직도 감추어진 곳. 잃어버린 도시지만 그대로 거기에 살아 있는 곳. 오직 사람만이 두 발로 걸어서 갈 수 있는 비밀의 땅. 그래서일까 문명에 길들여진 서구인들이 문명을 버리고 이 잃어버린 도시를 찾는 이유는.

폭염의 정글 속에서 먹었던 수박의 시원함이 그리워진다.

대부분의 물류이동을 하는 노새가 지나가면 트래커들은 한쪽으로 비켜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