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 문을 연 충북 음성의 ‘흥미진진한 팩토리 투어센터’. 초록 식물 가득한 유리온실로 돼 있어 편안한 분위기에서 ‘팩토리 투어’를 준비할 수 있다.

가끔 궁금해질 때가 있다. 내가 지금 먹는 음식, 매일 쓰는 물건들은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소소한 호기심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팩토리 투어'를 떠나는 것이다. 공장에서 직접 제품 생산 과정과 시설을 둘러보는 여행이다.

충북 음성은 '팩토리 투어'에 안성맞춤인 도시. 11개 산업단지에 2353개 기업이 모여 있다. 주로 우유, 소시지, 즉석식품, 맥주, 의약품, 화장품, 침대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곳들이다.

올해 5월 문을 연 흥미진진한 팩토리 투어센터는 음성 팩토리 투어의 시작점. 초록 식물 가득한 아담한 유리온실은 투어 센터라기보다는 식물원의 일부 같다. 한독 공장 내 약초원을 활용한 공간이다. 낯설 수 있는 팩토리 투어의 시작을 편안하게 해준다.

음성군은 '흥미진진한 팩토리 투어' 사업으로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산업 관광 육성 공모 사업에 선정돼 산업단지 내 9개 기업과 협약을 맺고 산업 관광을 추진하고 있다. 투어센터에선 직접 공장 투어를 하지 않고도 음성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제품들을 한자리에서 살펴보고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다.

투어센터는 투어팩토리와 그린팩토리, 플레이팩토리로 이루어져 있다. 음성의 산업단지와 생산 제품, 기업과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투어팩토리는 투어센터에서 꼭 들러야 할 코스. 플레이팩토리에선 한독의약박물관과 연계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린팩토리는 휴식 공간으로 초록 식물 사이에서 온실 속 여유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매일 오전 10시에서 오후 5시까지. (043)530-1007

팩토리 투어의 첫 코스는 제약 회사 한독의 음성 공장이다. 1954년 설립된 한독은 음성 공장이 문을 연 1995년부터 훼스탈, 케토톱 등 약품이 만들어지는 과정, 시설을 직접 둘러볼 수 있는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공장 내 견학 라인을 따라 알약을 생산하는 정제동과 파스를 생산하는 플라스타동을 차례로 둘러볼 수 있다. 유리창 너머로 최첨단 자동화 설비가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모습을 생생히 볼 수 있다.

알약이 만들어지는 타정실은 마치 실험실 같다. 빠르게 움직이는 기계가 시간당 생산하는 알약은 19만8000정. 연간 10억정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손바닥만 한 크기로 자른 파스를 빠르게 옮기는 로봇 팔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김학진 공장지원팀장은 "알약이나 파스가 만들어지는 과정도 신기하지만 첨단 기술과 자동화된 시설에 놀라는 분도 많다"고 했다.

공장 견학 뒤엔 한독의약박물관도 둘러본다. 1964년 설립한 국내 최초 기업 박물관이자 전문 박물관으로 동서양 의약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고려시대 환약을 보관할 때 사용했던 '청자상감상약국명합(보물 제646호)'과 의학 서적인 '향약제생집성방(보물 제1235호)' 등 보물 6점과 허준의 동의보감 초간본(1613년) 등 2만여 점의 의약 유물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와 같게 복원해둔 19세기 독일 약국과 페니실린을 발견한 플레밍 박사의 연구실 등 색다른 볼거리와 증강현실(VR)을 활용한 체험도 즐겨볼 만하다. 직접 가루를 틀에 넣고 망치질을 해서 알약을 만드는 소화제 만들기, 십전대보탕 만들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도 참여해볼 수 있다. 체험 프로그램은 홈페이지(handokjeseokfoundation.org)에서 예약 가능. 월요일 휴관,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 (043)530-1004~6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의 양조장.
음성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에서 생산하는 아크(ARK) 맥주.

맥주를 만들기 위해선 물과 맥아, 효모, 홉 네 가지 원료가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물은 맥주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요한 요소다. 2014년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가 음성에 양조장 문을 연 건 국내의 여러 후보지 중 가장 질 좋고 풍부한 수자원을 가진 곳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크(ARK)'라는 브랜드로 맥주를 생산하며 국내에 처음으로 병입한 크래프트 맥주를 선보였다. 최근엔 '광화문' '평창' '여수' 등 지역명을 딴 맥주가 인기다.

매주 토요일 오후 1·3시에 열리는 투어 프로그램은 양조장을 둘러보며 어떤 설비와 과정을 통해 맥주가 생산되는지 볼 기회다. 드라이존, 핫존, 콜드존 등 공정에 따라 나뉜 세 구역을 둘러본 뒤 탭룸에서 다양한 맥주를 시음해볼 수 있다. 빨간 벽돌로 쌓아올린 건물, 높은 천장과 철제 대문 등 세심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양조장 건물, 맥주 거품을 형상화한 샹들리에 등 건물 구석구석 구경할 거리도 많다. 투어 프로그램은 홈페이지(koreacraftbrewery.com)에서 예약 가능하다. 브루잉 전문가가 진행하는 전문 투어나 단체 프로그램은 별도 신청하면 된다. (043)927-2600

풀무원 음성 두부공장에서 두부 만들기 체험 중인 참가자들의 모습.

매일 밤 잠자리를 책임지는 침대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도 눈으로 볼 수 있다. 음성에 본사를 둔 에이스침대에서도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버스를 타고 공장 전체를 둘러본 뒤 최첨단 자동화 설비 사이에 마련된 견학 코스를 따라 침대 생산 과정을 볼 수 있다. 침대공학연구소에선 전문가로부터 실험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고 전시장에선 에이스침대 제품들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30~40명 이상 단체로 홈페이지(acebed.com)에서 신청 가능하며 차량과 중식이 제공된다. (031)746-7111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걱정이 커지면서 식품 생산 과정을 궁금해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풀무원의 음성 두부 공장에서도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음성 두부 공장에선 최첨단 자동화 설비로 두부를 하루 20여만모 생산한다. 이 중 유기농 두부 생산 라인을 둘러보며 두부 제조 공정에 대해 좀 더 깊이 알 수 있고 물류센터까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쿠킹스튜디오에서 직접 두부 만들기 체험도 해볼 수 있다. 9월에 시작되는 하반기 견학 신청은 홈페이지(tour.pulmuone.kr)에서 가능하며 참가자에겐 차량과 중식이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