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한국 축구 대표팀은 경기를 치르는 스타디움이 계속 바뀌면서 호텔을 옮겨다니며 묵는다.

황의조(26)와 이승우(20)는 이번 대회 같은 방을 쓴다. 8강전까지 이들 방에서만 9골이 터졌고, 29일 베트남과의 준결승전(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3골이 더해져 12골이 됐다. 한국은 이날 준결승에서 이승우가 2골, 황의조가 1골을 터뜨려 베트남을 3대1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 8강전까지 5경기 동안 8득점 무실점이던 베트남은 한국의 맹공에 3골을 내주며 결승 문턱에서 대회 첫 좌절을 맛봤다.

관중석은 이날 온통 붉은 물결이었다. 양팀 응원단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 붉은 티셔츠를 차려입고 응원에 나섰다. 한국 응원단이 옅은 붉은색, 베트남은 새빨간 색에 노란 별이 새겨진 옷을 입었다.

황의조(16번)가 베트남을 상대로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키자 선제골을 넣었던 이승우(17번)가 달려와 팔짱을 끼고 축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둘은 이번 대회에서 룸메이트로 지내며 12골을 합작했다.

그동안 돌풍을 이어가며 자신들의 아시안게임 최고 성적을 한 단계씩 끌어올렸던 베트남 축구는 그 분위기만으로 '클래스의 차이'를 넘어서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만큼 아시아 맹주 한국과 최근 복병으로 떠오른 베트남의 격차는 아직 컸다.

이번 대회 베트남의 무실점 행진은 7분 만에 깨졌다. 이승우가 베트남 문전 혼전 상황에서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베트남의 골망을 갈랐다. 이승우는 카메라에 키스하는 세리머니로 자축했다.

선제골을 허용한 뒤 다급해진 베트남은 밀집 수비를 풀고 공격 축구로 전향했다. 그러자 한국에 오히려 기회가 더 많이 찾아왔다. 그 기회를 잡은 건 선제골 주인공 이승우의 룸메이트 황의조였다. 전반 28분 손흥민의 환상적인 스루 패스를 받은 황의조가 감각적인 킥으로 추가 골을 넣었다. 이번 대회 절정의 골 감각을 보이는 황의조의 대회 9번째 골 퍼레이드였다.

두 골 차로 끌려가자 베트남 박항서 감독은 공격 자원을 교체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오히려 후반 10분 또다시 이승우가 쐐기 골을 꽂아 넣었다. 이승우는 베트남 문전서 단독 드리블로 수비를 허문 뒤 황희찬에게 패스를 찔러 넣었고, 황희찬과 베트남 골키퍼가 부딪치며 공이 흘러나오자 가볍게 차 넣었다. 이승우의 대회 3호 골. 이승우는 경기 후 "같은 방을 쓰는 (황)의조 형과 골 넣는 움직임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오늘 둘 다 골을 넣어 기쁘다"고 말했다. 한국 김학범 감독은 3―0이 되자 황의조 대신 공격수 나상호를 투입했다.

잠시 집중력이 떨어졌을 때 한국은 베트남에 정신이 번쩍 드는 일격을 당했다. 베트남이 후반 25분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한 번에 골로 연결했다. 김 감독은 두 골 차로 좁혀졌음에도 황의조에 이어 캡틴 손흥민까지 벤치로 불러들였다. 결승전에 대비해 주축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겠다는 포석이었다. 경기는 추가 득점 없이 그대로 끝났다.

김학범호(號)는 1일 오후 8시 30분 일본과 결승전을 치른다. 일본은 29일 4강전에서 UAE를 1대0으로 꺾었다. 한국이 결승에서 일본을 누르면 한국 축구 사상 첫 아시안게임 2연패(連覇)를 달성한다.

김학범 감독은 "지금까지 쉬운 경기 하나 없이 어려운 팀을 상대해서 결국 꺾고 올라왔다. 선수들이 탈진까지 간 상태"라며 "마지막까지 정신력으로 버티겠다"고 말했다.

 [2018아시안게임]결승 진출 '승우·의조 골!'…이번엔 한일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