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사진>이 29일 "경제 규모와 군 전력이 세계 10위권인 나라가 특정 나라를 적(敵)으로 표기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출간될 국방백서에 북한군을 적으로 표기할 계획이 있느냐’는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꼭 그렇게 표현해야 하는지 결정된 것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재정 민주당 의원이 ‘표현보다 중요한 것은 실질적 국방력 아닌가’라고 묻자 "간첩선이 많이 내려온 냉전 시대에 장병에게 교육하는 시대는 지나고 있다"며 "미래를 내다볼 때는 국가 위상에 맞는 새로운 개념을 써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정 국가를 적으로 명시하면 전력·전략이 노출될 우려가 있다’는 민 의원의 발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송 장관은 또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올랐다면 스스로 입장을 정리(자진사퇴)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의원님이 말씀하시기 전에 저는 이미 결심했다"고 밝혔다. 곧이어 "국방개혁 2.0과 기무사 개혁에 직을 건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고 했지만, 개각 시 경질 대상으로 언급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심경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와대로부터 경질 통보를 받았냐는 질문에는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최근 군 내 성폭력·성추행 사건이 늘어나는 추세라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미디어 등에서 (성 관련) 인식이 뒤져있는 등, ‘문화의 충돌’ 현상 때문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에 "인권 침해가 반복되면 ‘문화 충돌’ 등으로 안이하게 인식할 일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해결할 의지를 얘기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송 장관은 ‘한미 연합 훈련을 속개할 수 있다’는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한미 양국) 실무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민홍철 의원은 김계홍 법제처 차장에게 "국군기무사령부령을 폐지하고 준비 중인 국군 안보지원사령부령에서 신설 안보지원사령부의 감찰실장을 2급 공무원·고위 감사 공무원·검사로 특정한 조항이 국군조직법이나 국제법에 위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이같은 조항이 일정 규모 이상의 군 사령부에서는 민간인이 소속 참모가 될 길을 열어버릴 것"이라며 "전시에 해당 인원이 전투원인지 비전투원인지 해석 여부가 갈릴 수도 있고, 국군조직법의 입법 목적도 피해가는 조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법제처는 "명령 심사 결과 국군조직법 위배 조항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