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바람과 폭우를 동반한 태풍 19호 ‘솔릭’이 한반도를 강타한 가운데, 일본과 하와이에서도 열대 저기압의 영향으로 물폭탄이 떨어지고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4일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밤 태풍 20호 ‘시마론’이 일본 남서쪽에 위치한 도쿠시마현에 상륙했다. 중심기압 990h㎩(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풍속(초속) 20m 규모의 시마론은 이날 일본의 북서쪽 해상으로 이동했다가 오후 4시 온대 저기압으로 약화됐다.

2018년 8월 24일 태풍 ‘시마론’으로 일본 효고현 아와지시 지진 기념 공원에서 풍차가 쓰러졌다.

밤사이 시마론이 훑고 간 일본 남서 지역에서는 최대 500mm의 물폭탄이 쏟아지는 등 기록적인 강수량으로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나라현은 최대 505.5mm, 와카야마현은 454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효고현 고베 공항에는 이날 자정부터 1시간 동안 136mm의 비가 내려 관측 사상 최대 강수량을 경신했다.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일본 소방청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총 1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나라현과 와카야마현에서는 주택 12채가 침수돼 약 1만2000명이 대피했다. 25만1000가구에 정전이 발생해 이날 오전 7시 기준 5만5000가구가 아직 복구되지 못한 상황이다.

서일본 도시철도 일부 구간 운행이 중단되고 항공편도 결항됐다. 고베에 있는 마이코역에서는 강풍으로 철도역 간판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일본항공(JAL)은 나고야 중부국제공항과 오사카 이타미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 15편을 결항했다.

2018년 8월 22일 하와이에 접근하고 있는 허리케인 ‘레인(Lane)’을 인공위성으로 촬영한 모습.

미국 하와이도 26년 만에 최대 규모 허리케인 ‘레인(Lane)’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허리케인은 풍속이 시속 74마일(시속 약 119km) 이상인 열대성 저기압으로 태풍과 같은 기상 현상이다. 북태평양 서부에서는 열대성 저기압을 ‘태풍’이라고 부르고, 북대서양과 북태평양 중·동부는 ‘허리케인’이라고 한다.

23(현지 시각) 미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카테고리 3등급의 허리케인 레인이 하와이를 통과하고 있다. 이날 오전 하와이에 접근한 레인의 카테고리 등급은 4등급이었으나 기상청은 이후 등급을 강등했다. 허리케인은 카테고리 1~5등급으로 나뉘며 숫자가 높을수록 위력이 강하다. 레인의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55m로 하와이 호놀룰루 남쪽 418km 지점에서 이동하고 있다.

하와이의 가장 동쪽에 있는 본섬 빅 아일랜드는 하루 동안에만 강수량 500mm가 넘는 폭우가 내렸다. 산사태와 침수로 도로 곳곳이 폐쇄됐다. 주민들은 빅 아일랜드를 비롯해 마우이, 몰로카이, 라이나 섬 등에 미리 마련된 대피소로 이동했다. 호놀룰루의 쇼핑몰과 관공소들은 이날 일찍 문을 닫았으며, 다음 날에도 휴업할 예정이다.

하와이로 들어가고 나오는 항공편도 결항되고 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마우이 섬으로 들어가는 나오는 항공편과 호놀룰루에서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는 항공편을 취소했다.

2018년 8월 23일 하와이주 빅 아일랜드 섬에 내린 폭우로 차가 물에 잠긴 모습.

아직까지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구조 당국은 하와이 힐로 지역에서 침수로 인해 고립돼있던 주민 5명이 구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하와이를 연방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우리 팀은 하와이주 당국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와이에서 이 같은 대규모 허리케인이 발생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레인은 1950년 이후 1959년 허리케인 ‘닷’과 1992년 허리케인 ‘이니키’ 이후 세 번째로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