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경찰서에 출석한 배우 김부선씨가 울먹이며 입장문을 읽고 있다.

"이재명씨, 들으세요. 이제 진실을 국민과 경찰에게 말하려고 왔습니다."

이재명(54) 경기지사와의 교제설로 논란이 됐던 배우 김부선(57)씨가 22일 경기 분당경찰서에 출석했다. 이 지사 측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된 김씨는 이날 첫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김씨는 "여기까지 오기를 원치 않았다"며 "(이 지사가) 어떤 욕설과 협박을 내게 했는지, 또한 어떻게 나를 속였고 내 딸과 나를 명예훼손 및 인격 살해했는지 밝히겠다"고 했다.

이날 "죽을 각오로 거짓과 싸우겠다"고 말한 김씨는 경찰서에 들어간 지 30분 만에 밖으로 나왔다. 김씨는 "이 지사를 법정에 세우기 위한, 결정적인 거짓말을 입증할 증거를 제출했다"며 "오늘은 자료만 경찰에 드리고 추후 변호사와 함께 와 정식으로 진술하겠다"고 했다. 김씨는 경찰 출석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바보들아 불륜이 팩트가 아니야. (이 지사가) 싱글이라고 속인 게 심각한 거지'라는 글도 올렸다.

김씨와 이 지사의 교제설은 지난 6·13 지방선거 최대 화제였다. 이 지사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김씨와 2007~2009년 사이 연애를 했고, 김씨가 대외적으로 이를 암시하자 이 지사가 김씨의 대마초 흡연 전과(前科)를 언급하며 협박했다는 것이다.

논란은 2010년 11월 시작됐다. 김씨는 당시 한겨레신문 인터뷰에서 "변호사 출신의 피부 깨끗한 정치인과 인천 바다에서 데이트했다. 총각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유부남이었고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고 밝혔다. 당시 김씨를 인터뷰한 사람은 친(親)민주당 성향 방송인 김어준씨다. 인터넷에서 이 남성이 성남시장에 당선된 이 지사라는 추측이 나오자 김씨는 자신의 인터넷 팬 카페에 '언론에 언급된 이니셜(의 인물)은 아니다. 그분께 죄송하다'는 글을 올렸다.

김씨는 2016년에도 '성남 사는 가짜 총각 거짓으로 사는 거 좋아? 미안하고 부끄럽진 않아?'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이 지사는 트위터에 '이분이 대마 좋아하지. 요즘도 많이 하시나? 마약쟁이. 허언증 환자'라고 했다. 얼마 후 김씨는 '이재명 시장은 이번 일과 아무 관계가 아니다'는 글을 남겼다.

두 사람의 팬과 지지자들 사이에서 논란이던 이 사건은 이 지사가 지난 6·13 선거에 경기지사로 출마하면서 정치적·법적 스캔들로 커졌다. 김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 지사와 교제가) 거짓이면 저는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2010년과 2016년 이 후보와의 관계를 부인한 것에 대해선 "(당시에는) 진짜 적폐 세력과 싸울 사람은 이재명밖에 없다고 (생각)해서"라고 했다. 바른미래당은 이 후보가 거짓 해명을 했다며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서울동부지검에 고발했다. 작가 공지영씨, 민주당 내에서 이 후보에 비판적인 친문재인 지지자들이 김씨를 옹호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흑색선전' '반이재명 기득권 연대의 거대한 저항'이라고 했던 이 지사는 당선 직후인 6월 26일 김부선씨와 바른미래당 김영환 경기지사 후보를 허위 사실 공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수원지검에 고발했다.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부선씨 행적, 모순투성이 주장, 화려한 마약과 거짓말 전과만 확인해도 단 한 부분도 진실일 수 없다. 일방적 보도와 잔인한 공격에서 거대 세력의 광기가 느껴졌다'고도 했다.

경찰은 이 지사 소환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