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정부가 반군 탈레반을 상대로 3개월간의 조건부 휴전을 선언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사진>은 19일(현지 시각) "탈레반이 호응하는 조건으로 내일부터 이슬람 예언자 모하마드의 탄생일인 11월 21일까지 휴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가니 대통령은 20일 시작되는 이슬람 최대명절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를 앞두고 "우리는 탈레반 지도부가 지속적이고 진정한 평화를 위한 아프간 국민의 염원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성명을 통해 가니 대통령의 휴전 선언을 환영하며 아프간과 탈레반의 평화회담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탈레반이 휴전에 동참할 것을 요구한다"며 "아프간 국민이 올해는 평화롭게, 공포 없이 ‘이드 알 아드하’ 명절을 보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탈레반이 그 직후 100명이 넘는 인질을 납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휴전 선언이 유지될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탈레반은 아프간 북부 쿤두즈 주(州) 도로에서 버스 3대를 습격,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해 100명이 넘는 승객을 인질로 납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인질 149명이 구출됐으나, 양측 교전이 계속되고 있어 20일 낮 현재 21명은 여전히 탈레반에 인질로 붙잡혀 있다고 전했다.

최근 아프간 동부 요충지인 가즈니에서 5일간 벌어진 정부군과 탈레반의 교전으로 최소 150명의 정부군이 숨지고 민간인 95명이 목숨을 잃었다. 유엔에 따르면, 17년째 내전이 벌어지는 아프간에선 올해 상반기에만 정부군과 탈레반의 충돌, 자살폭탄 테러 등으로 1600명 넘는 민간인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