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18)양은 국제기구 전문가가 꿈이다. 어려서부터 국제 관계에 관심이 컸던 그는 보다 넓은 세상에서 공부하고자 고교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곧장 영국 유학길에 올랐다. 대다수 유학생이 고교 입학 전 유학을 선택한다는 점과 비교하면 다소 늦은 결정이었지만, 걱정이나 망설임 따윈 없었다. 오히려 가서 이루고자 하는 바를 분명하게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설레는 마음이 컸다. 그래서였을까. 지난 6월 EF국제사립학교 영국 옥스퍼드 캠퍼스를 졸업한 그는 지난 16일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King's College London)로부터 최종 합격증을 받았다.

김양은 "세계 각국에서 온 친구들과 동고동락하면서 생각과 시야가 넓어졌다는 점에서 상당히 만족스럽다"며 "대학에서 진로와 관련된 다양한 수업을 들어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6월 EF국제사립학교를 졸업한 김주현양은 “인턴십·동아리 활동 등 다양한 경험을 하고, 유연한 사고를 키운 것이 유학의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학습 자율성 배우고 질문 중요성 깨달아

김양이 선택한 EF국제사립학교는 스웨덴 글로벌 교육 기업 EF가 운영하는 보딩스쿨(기숙학교)이다. 미국 뉴욕과 영국 옥스퍼드·토베이에 캠퍼스를 두고 있으며, 해마다 좋은 대입 실적을 거둬 세계 교육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는다. 지난해 EF국제사립학교 졸업생의 대학 진학률은 100%이며, 미국 예일대·펜실베이니아대·코넬대 등 아이비리그를 포함한 세계 상위 5% 대학(QS 세계 대학 순위 기준)에 대거 진학했다.

EF국제사립학교의 교육 방식은 우리나라와는 다소 다르다. 무엇보다 '자율성'의 차이가 가장 크다. 교사나 학부모 등 누군가의 감독 아래 공부하는 것이 익숙한 우리나라와 달리 영국에서는 그 누구도 공부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는 "처음 영국에 왔을 때 언제 어디서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몰라 막막했다. 누가 '야자(야간자율학습)'라도 시켜주길 바랐을 정도"라며 "이후 스스로 시간을 정해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을 길렀다"고 말했다.

수업에서 교사·학생 간 격식 없이 대화하는 점도 차이가 있다. 김양은 "수업 중 선생님의 말을 끊고 질문하는 등 질의응답이 자유로워서 처음에는 예의없게 느껴지기도 했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선생님께 질문하는 것이 수업에서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EF국제사립학교에서는 교사나 친구에게 질문하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에요. 오히려 입을 꾹 다물고 듣기만 하는 것을 이상하게 바라보죠. 저 역시 이를 깨닫고 모르는 게 생기면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수업 중에 바로 질문했어요. 수업 때마다 모르는 부분을 곧장 질문해 이를 이해하고 넘어가니, 자연스레 성적도 올랐습니다."

언어에 대한 약점은 학교 동아리 활동으로 극복했다. 유학을 가기 전까지 한국형 수능 영어 교육에 익숙했던 김양은 유학 초반까지 다른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거의 알아듣지 못했다. 그저 누군가가 말을 하면 멋쩍은 웃음으로 무마했을 정도. 그는 "항상 앞에 나서서 말하기 좋아했던 제가 영국으로 온 이후 언어의 장벽 앞에 한없이 위축됐다"고 말했다.

"'모의 유엔(MUN)' 동아리에 가입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국제적인 문제에 대해 한 나라나 단체의 대표 입장에서 의견을 제시하는 활동을 했는데, 처음엔 '틀리진 않을까' '망신을 당할까' 싶어서 말을 거의 못했죠. 그러다 선생님과 친구들이 옆에서 많이 도와주고 용기를 북돋아줘서 점차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나중에는 OISMUN(Oxford International School MUN)에서 상을 받았고,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열린 MUN에 참가할 정도로 실력이 늘었어요."

◇체험활동·인턴십 등 통해 적성·진로 찾는 기회

김양이 유학생활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다양한 경험을 할 기회가 많았다는 점이다. 그는 "한국에선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게 하루 일과의 전부였다"며 "EF국제사립학교에서는 다양한 체험 활동, 동아리 활동, 인턴십, 여행 등을 경험할 여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EF국제사립학교는 활동 교사(Activity teacher)가 따로 상주하면서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 적성·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다각도로 지원한다. 김양도 학교 지원으로 런던 해리포터 스튜디오 견학, 런던 유명 뮤지컬 관람, 옥스퍼드 테드엑스 토크(TEDx Talk) 콘서트 등을 경험하기도 했다.

아울러 한국 고교생이라면 하기 어려운 인턴십도 경험했다. EF국제사립학교는 세계 530여 개 사무실과 학교에 직원 4만5000여 명이 근무하는 글로벌 기업 EF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인턴십도 제공한다. 김양은 "한국에선 미성년자인 고등학생이 인턴십을 경험하기 사실상 거의 불가능한데, EF 여름 인턴십을 통해 일본 도쿄에서 2주간 마케팅팀에서 일했다"며 "그곳에서 보고 들은 경험을 통해 진로에 대한 시야를 넓히고 대학 자기소개서에도 녹여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도쿄 인턴십을 통해 국제기구 전문가라는 꿈에 한 발짝 다가간 기분이었습니다. 그간 궁금했던 한·일 관계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도 됐고요. 예컨대, 독도를 바라보는 일본인의 생각이나 재일교포 3세가 전하는 고충, 일본에서의 한국 기업에 대한 인식 등이죠. 이처럼 제게 유학 생활은 한국에선 하기 어려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유연성 있는 가치관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