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성 '금품 청탁' 진술 놓고 발언기회 얻어 반박
"관심 없던 사람…취임식 앞두고 李 만날 이유 없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돈을 건넸다는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비망록'에 적힌 주장을 놓고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이 전 대통령은 "거짓말 탐지기로 확인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정계선)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발언 기회를 얻어 이 전 회장을 개인적으로 알지 못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이 전 대통령이 이 전 회장의 비망록과 관련해 직접 발언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검찰은 지난 7일 열린 재판에서 이 전 회장의 비망록을 공개했다. 이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의 취임 직전인 2008년 2월 2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있는 당선인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고, 돈을 건넨 과정 등에 대해 적었다. 인사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자 "MB(이 전 대통령)가 원망스럽다. 그 족속들은 파렴치한 인간들"이라고 썼다.
이 전 대통령은 "이 전 회장이 나를 궁지에 몰기 위해서 그렇게 진술하지 않았나 싶다. 나한테 불리한 진술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입장이었는지도 모르겠다"며 "차라리 이씨를 (증인으로) 불러서 거짓말탐지기를 놓고 확인했으면 좋겠다는 심정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검찰의 조사를 보니까 (이 전 회장이) 선거 기간에 나를 둘러싼 실무자들하고 전략적으로 접촉을 많이 한 것 같다"며 "당선자 시절에도 나를 만나려고 노력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씨는 선거 운동을 할 때 전혀 나에게 얼굴을 비치지 않았다"며 "관심도 없던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통의동 당선인 사무실에서 만났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당시는 (대통령) 취임식이라는 큰 행사를 앞두고 있었다"며 "취임사 내용을 두고 원고를 한 줄 한 줄 보던 시기다. 그런 입장에서 이씨 같은 사람을 만난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 전 대통령은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자신에게 이씨의 인사에 대해 언급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김희중도 나와 같이 있는 동안 누구를 뭐 시켰으면 좋겠다는 등 인사 문제를 한 번도 얘기한 일이 없다"며 "아마 그랬으면 그냥 있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