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닫힌 공간이었던 독서실이 다양한 디자인의 열린 공간이 되고 있다. 한때 기존 독서실은 물론이고 고급 독서실도 하나같이 칸막이 책상이 죽 늘어서고 한쪽엔 밀폐된 방들이 있는 구조였다. 그러나 최근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이 느는 등 기존 독서실 구조로 경쟁을 할 수 없게 되자 자리마다 완전히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하게 꾸민 독서실이 늘었다.

그린램프 라이브러리의 문 없는 방 ‘큐브석’. 최근 이처럼 좌석을 다양하게 꾸민 독서실이 늘고 있다.

올해 '젊은 건축가상' 수상자인 문주호·조성현·임지환씨는 독서실 '그린램프 라이브러리'를 설계했다. 이들은 "독서실이 아니라 도서관 같은 곳으로 보이길 바라며 만들었다"고 했다. 이를 위해 복도를 넓게 만드는 등 열린 구조로 만들고 흰색·초록색 등 밝은색으로 꾸몄다. 이 독서실의 특징은 좌석 종류가 6개라는 것. 그중 칸막이 없는 '스퀘어석'이 가장 인기 많다. 음악이 나오는 카페 같은 곳이 아니라 도서관 열람실처럼 소음을 내면 안 되는 공간이다. 고등학생 박경리(18)양은 "스퀘어석에 앉으면 주위 눈길이 의식돼 자거나 게임을 하지 않게 된다.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오면 자극받아 더 집중하기도 한다"고 했다. '포커스석'은 칸막이가 낮은 자리다. 문 소장은 "주위가 보일 듯 말 듯한 적절한 긴장감을 의도했다"고 했다. 이곳은 지난해 10월 중국 CCTV에 소개됐다.

'작심독서실'은 외국 도서관 열람실 콘셉트의 5종류 좌석으로 호응을 얻은 사례다. 그중 칸막이 없는 자리 비중이 처음엔 30% 정도였다가 지금은 절반 정도까지 늘었다. 작심독서실 강남구 대표는 "요즘은 '갇힌 것 같다'며 독립적 자리를 오히려 꺼리는 학생이 많다"며 "유명 대학 도서관 열람실을 본떠 만들었다"고 했다. 인기 강사 강성태씨가 만든 '그루스터디센터', 관리형 독서실 '잇올 스파르타' 등도 칸막이 없는 자리와 칸막이가 낮은 자리 등 다양한 좌석을 내세운다.

학생들은 이러한 곳을 "공부가 더 잘 된다"며 선호한다. 고등학생 김정유(18)군은 "때때로 조명이 밝고 공간이 뚫린 곳에서 공부하면 답답하지 않고 다른 곳보다 잠도 덜 오는 느낌"이라고 했다. 독서실이 바뀐 배경에는 '카공족'도 있다. 카페까지 독서실의 경쟁 상대가 되며 다양한 공간 구성과 인테리어가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 이와 어울리는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아토스터디 이동준·신현욱 대표는 "다른 지점의 학생을 무작위로 매칭시켜 공부 시간을 경쟁시키는 시스템 등으로 공부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