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은 작년 10월까지 외교부 등으로부터 북한산 석탄 불법 반입 관련 첩보를 공유 받았지만, 그로부터 10개월 뒤에야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늑장 대응'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작년 10월 이후에도 이번 관세청 조사 대상 선박 7척이 국내 항구에 97차례나 입·출항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56차례는 선박 검색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의심 선박에 대해 아무런 조치 없이 입·출항을 허용한 것이다.
관세청은 이날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결과 발표가 늦었다는 지적과 관련, "올 2월 검찰에 구속 가능하다는 전제로 수사 지휘를 건의했지만, 북한산인지 소명이 부족하다며 보강 지시가 내려왔다"고 했다. 검찰 때문에 결과 발표가 지연됐다는 것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수사에 불응해 어려움이 있었다"고도 했다. 하지만 조사를 계속 끌다가 지난달 17일 VOA(미국의 소리) 보도 이후 뒤늦게 결과를 발표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입신고 가격으로 저가의 북한산인지 가려낼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관세청은 "2017년 러시아산 석탄의 수입 단가는 t당 95달러인데, 이번 북한산 석탄 단가는 t당 65~140달러여서 가격 비교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했다. 또 "성분 분석만으로는 원산지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
정부의 부실 대응으로 북한산 석탄 수입에 연루된 기업 등의 미국 '세컨더리 보이콧' 우려가 커졌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정부는 "현 단계에서 우리 기업이 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이 될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대외 신인도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말하는 한반도 운전자가 북한산 석탄 운송자를 뜻하는 것은 아니길 바란다"며 "한국당은 (여러 의혹에 대해)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통해 면밀히 밝히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