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태연(55·사진) 신임 자영업비서관은 한국 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장 출신이지만, 최근 자영업자들이 '불복종 운동'까지 벌이고 있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지난달 10일에는 민주노총과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조속한 최저임금 1만원 달성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인천 부평 문화의거리에서 그릇가게와 옷가게 등을 운영했다.

인 비서관은 자영업자 어려움의 이유로 '대기업·자본의 수탈'을 지목한다. 지난 1월 문학 계간지 '창작과비평'에 쓴 기고문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자영업자들의 고통의 본질을 잘 살펴야 한다"며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대형 유통 재벌들의 시장 독점 욕망에 있다"고 적었다.

이어 "대기업과 연관된 가맹점, 프랜차이즈 등 대리점 사장님들의 목을 죄는 수탈 체계는 집요하고 잔인하다. 불공정한 카드 수수료 체계와 통제되지 않는 임대료도 자영업자들을 먹이 삼은 사나운 맹수와 같다"고 했다. 또 "자영업자들이 일군 시장을 파괴하고 빼앗고 수탈하는 자본의 무한 증식 욕망이 위기의 근본적 원인"이라며 "현재 운영되는 노사정위원회가 자영업 관련 분야에서도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로 인 비서관은 2007년부터 시민단체 활동을 통해 대형 마트 입점 저지 투쟁을 여러 차례 벌였다.

인 비서관은 현 여권(與圈)과는 오랜 기간 인연을 맺어왔다.

2012년 대선 때는 문재인 대선 후보 선대위 시민캠프 공동대표를 맡았고, 2015년 자신이 이끄는 단체 회원 등 3000명과 함께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에 당원으로 가입했다. 그해 7월에는 당 행사에 참석해 대형 복합쇼핑몰 규제, 중소기업 적합 업종 제도 법제화, 대리점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 카드 수수료 인하, 상가임대차보호법 현실화 등을 요구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 기업에 대한 규제가 양산되는 것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