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연일 트럼프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는 마이클 코언 전 변호사를 이아고와 브루투스에 비유했다. 두 주인공은 모두 윌리엄 셰익스피어 희곡에 등장하는 인물로, 질투심으로 가장 가까운 이를 죽인 ‘배신의 아이콘’으로 꼽힌다.

줄리아니 변호사는 30일(현지 시각) CNN 시사프로그램 ‘뉴데이’에 출연해 트럼프의 전 변호사 코언을 가리켜 “그는 이아고가 오셀로를 배반했듯이, 브루투스가 시저에 칼을 겨눴듯이 가장 가까운 친구를 배신했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루디 줄리아니가 CNN 시사프로그램 ‘뉴데이’에 출연해 트럼프를 배신한 전 변호사 마이클 코언을 비난했다. 뉴욕 시장이었던 줄리아니는 현재 트럼프의 변호사다.

줄리아니가 언급한 이아고와 브루투스는 어떤 인물일까. 두 인물은 모두 셰익스피어가 쓴 비극, ‘오셀로’와 ‘줄리어스 시저’에 등장한다. ‘오셀로’는 허구지만, ‘줄리어스 시저’는 기원전 44년 3월 15일 고대 로마에서 발생한 실제 암살사건에 바탕을 둔 이야기다.

‘오셀로’는 베니스 장군인 오셀로와 그의 신임을 얻는 부하 이아고가 등장하는 작품이다. 이아고는 자신이 아닌 동료 캐시오에게 더 높은 지위를 준 데 서운함을 느끼고, 오셀로의 아내가 캐시오와 불륜 관계라며 헛소문을 퍼뜨린다. 오셀로가 아내에게 선물로 준 손수건을 몰래 훔쳐 캐시오의 방에 일부러 떨어뜨리기도 했다. 질투심을 못 이긴 오셀로는 결국 종교와 인종을 초월해 열렬히 사랑했던 아내의 목을 졸라 죽이기에 이른다. ‘오셀로’는 질투로 인해 파멸하는 한 인간, 오셀로만큼이나 ‘희대의 악인’ 이아고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브루투스, 너마저!”란 구절로 유명한 작품, ‘줄리어스 시저’ 속 ‘브루투스’도 이아고와 유사한 성격의 인물이다. 시저와 브루투스의 이야기는 약 2000년 전, 세계 최강국이었던 로마 제국의 일인자 줄리어스 시저(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암살당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지중해 연안의 유럽, 북아프리카, 중동 지역에 이르는 드넓은 지역을 지배했던 로마 전성기 시절, 시저는 유능한 독재자였다. 시민을 위한 사회경제정책을 시행한 덕에 인기도 한 몸에 얻었다. 그러나 그는 대낮에 돌연 의회 의원들에 의해 살해당한다. 의원들은 “로마의 자유와 공화제를 수호하기 위해 죽였다”고 변명했다. 그들 무리 중에는 시저가 평소 총애하던 양아들, 브루투스도 있었다.

1953년 개봉한 영화 ‘줄리어스 시저’ 속 한 장면

신임받던 코언이 최근 보인 태도전환은 트럼프에겐 마치 이아고와 브루투스의 배신처럼 여겨졌을지도 모른다. 코언은 2006년 법률 자문을 계기로 트럼프와 첫 인연을 맺었고, 최근까지도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로 일해왔다. 그는 트럼프의 ‘막후 실세’로 알려질 만큼 최측근이었다.

그러나 미국 수사 당국이 코언을 겨냥하면서 그는 변심했다. 코언은 지난 24일,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 캐런 맥두걸과의 성 추문을 입막음하기 위해 돈을 전달하는 문제를 논의하는 트럼프와의 대화 녹음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어 최근에는 2016년 미 대선을 앞두고 캠프 인사들이 러시아 측과 회동한 사실을 트럼프가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주장을 하면서 파문이 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