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의 '적폐청산위' 성격인 기구가 전교조 법외노조화 근거가 된 조항을 폐기하라고 고용부에 권고하기로 했다. 법외노조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전교조를 합법화하는 우회로를 열어주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학계와 법조계 인사 등으로 구성된 고용노동행정개혁위(개혁위)는 고용부 장관에게 '노조법 시행령 9조 2항 폐기'를 권고하기로 지난 6일 의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혁위는 오는 31일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의결 사항을 발표할 계획이다. 개혁위가 문제 삼은 노조법 시행령 9조 2항은 '노조가 설립 신고증을 받은 후에도 설립신고서를 반려할 사유가 생기면 정부는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법외노조' 통보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개혁위 이병훈 위원장(중앙대 교수)은 "현행 노조법은 노조를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신고주의'가 원칙인데 사실상 '허가주의'로 운영돼 온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했다. 전교조 역시 '법외노조 통보' 취소 소송에서 "이 시행령은 노조법에 없는 내용으로, 노조 단결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1·2심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미 합법 노조 요건을 갖추지 못한 노조에 대해 '노조가 아니다'라는 법적 지위를 확인해주는 데 불과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 시행령은 노조법이 위임한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전교조는 지난 1999년 전교조를 합법화하는 내용의 법이 개정되자 대의원대회를 열어 '부당 해고된 교원은 조합원이 될 수 있다'는 노조 규약을 통과시켰다. 이는 '비(非)근로자에게 노조 가입을 허용하면 노조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노동조합법 규정을 어긴 것이다. 이에 고용부는 2013년 '규약을 고치라'고 수차례 요구했지만 전교조가 응하지 않자 노동법 시행령에 따라 전교조에 '법외노조'임을 통보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법부가 수차례 적법하다고 판단한 내용"이라며 "개혁위가 시행령 폐기를 요구하는 것은 입법·사법 역할까지 하려는 것이자 월권행위"라고 했다.

고용부가 개혁위의 권고를 받아들여 노조법 시행령을 폐기할 경우 전 정권 고용부의 '법외노조' 통보가 취소될 가능성이 커진다. 한 법학 교수는 "행정처분의 근거가 된 조항이 사라지면 대법원이 전교조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아지고, '법외노조 통보를 직권 취소하라'는 전교조 주장에도 힘이 실리게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정부는 대법원 판결이나 노조 관련 법을 개정하지 않고는 전교조 합법화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