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트윗으로 '말 폭탄'을 주고받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본전도 못 찾았다. 로하니 대통령은 쏙 빠지고 이란의 장관과 장군이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하며 연일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이번엔 이란의 사령관급 장성이 트럼프 대통령을 콕 찍어 "당신은 내가 상대하겠다"고 나섰다.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예 조직인 쿠드스군 사령관인 거셈 솔레이마니〈사진〉 장군은 26일(현지 시각) 대중 연설에서 "도박꾼 트럼프를 우리 대통령이 직접 상대하는 것은 격에 맞지 않으므로 군인인 내가 나서겠다"고 했다.

양국 설전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에 분노한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22일 "사자의 꼬리를 갖고 놀지 말라. 이란과의 전쟁은 모든 전쟁의 어머니가 될 것"이라고 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위협하면 역사상 경험해본 적 없는 결과에 고통받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폭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 "몇 달 전 (미국이 북한에) 더 심한 엄포를 놓았지만 어떻게 됐나?"(23일 모하마드 자리프 외무장관) "미국의 협박은 상상 못할 만큼 강력하고 후회스러운 답을 얻게 될 것"(24일 모하마드 바게리 참모총장)이라며 반발이 이어지더니 이번엔 트럼프의 상대역이 '사령관급'까지 내려간 것이다. 공교롭게 트럼프는 24일 이란에 대해 "진짜 (비핵화)합의를 맺자"고 태도를 누그러뜨린 상태다.

특히 솔레이마니 장군은 "우리는 당신이 상상도 못 할 만큼 가까이에 있다"면서 "이란은 순교의 나라다. 전쟁을 한다면 당신이 가진 모든 것을 파멸시키게 될 것이다. 당신이 전쟁을 시작할 순 있어도 그걸 끝내는 건 우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듣기에 따라선 '트럼프 대통령 개인에 대한 테러'를 예고한 것으로 해석될 정도다. 그는 또 "트럼프의 경고는 카바레(극장식 주점) 주인식 협박"이라며 조롱하는 내용도 덧붙였다.

백악관이나 미 정부는 솔레이마니 장군의 협박에 대응하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솔레이마니는 주로 외국 내전 개입 등 국경 밖 특수 작전을 수행해온 이란 보수 강경파의 스타급 인사로 2011년 주미 사우디아라비아대사 살해 기도로 미국 개인 제재 대상에 오른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