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냉장고, 에어컨 등 메탈 관련 부품을 납품하는 가전 협력사 DK. 2015년 33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던 이 회사가 지난해엔 1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짧은 기간 어떻게 흑자 전환이 가능했을까. DK는 제조 원가가 높다 보니 매출이 증가해도 오히려 영업이익은 감소해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2015년부터 삼성전자가 협력사를 대상으로 하는 제조·구매·경영 분야 종합 컨설팅을 받으면서 변신에 성공했다. 덕분에 임직원 임금까지 올려줄 수 있었다.
김승호 대표는 "삼성전자의 컨설팅을 통해 문제점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며 "컨설팅 멘토와 DK 임직원의 뼈를 깎는 노력으로 3년간 혁신 활동을 통해 낭비 요인을 줄였고, 결국 직원의 월급까지 올려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경영관리, 제조, 개발, 품질 등 해당 전문 분야에서 20년 이상 노하우를 가진 임원과 부장급 100여 명으로 상생컨설팅팀을 구성, 협력사 현장의 맞춤형 혁신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2·3차 300여 개 협력사를 선정해 환경안전을 비롯한 제조·품질 등 종합혁신 활동을 추진한 바 있다.
◇협력사의 자금 조달·인재 고민 함께 푼다
'협력사의 발전이 곧 삼성전자의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진다.'
삼성전자는 이런 철학 아래 협력회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역량 개발, 경쟁력 제고, 자금 지원 등 다양한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선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유동성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2005년부터 국내 최초로 거래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2011년부터는 대금지급 횟수를 월 2회에서 4회로 변경하는 등 대금지급 조건도 개선했다. 설·추석 등 명절 때는 구매 대금을 조기에 지급해 중소기업의 원활한 자금운용에 도움을 주고 있다.
또 자금이 필요한 협력사에 기술개발, 설비투자, 운전자금 등 업체별로 최대 90억원까지 저리(低利)로 대출해 주는 '상생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2011년부터 1차 협력사뿐만 아니라 2차 협력사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지난해에는 1·2차 협력회사 413개사에 8227억원을 지원했다.
또 중견·중소기업이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점에 착안해 삼성전자는 2012년부터 '삼성 협력사 채용한마당'을 열어 인재를 원하는 협력사와 일자리를 희망하는 구직자 간 만남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 디스플레이·SDI·전기·SDS와 함께하는 전자계열 채용박람회도 열었다. 이를 통해 총 5개 계열사의 121개 1·2차 협력회사에 인재 채용의 기회를 제공했다.
또 수원에 있는 삼성전자 상생협력아카데미의 협력사 전용 교육시설에서 신입사원 입문과 간부·임원 승격 과정과 같은 계층별 교육, 개발·제조·품질·구매 등 전문 직무 교육, 글로벌·리더십 교육 등 다양한 과정을 제공한다. 지금까지 863개 1·2차 협력회사 임직원 1만7600명이 교육 과정에 참여했다.
◇상생의 낙수, 2차 협력사까지 내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부터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 물품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30일 이내 지급하는 혁신적 물품 대금 지급 프로세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하나·신한·국민은행과 총 5000억원 규모의 '물대지원펀드'를 조성했다. 물대지원펀드는 자금이 필요한 1차 협력사가 은행에 대출 신청을 하면 2차 협력사와 월평균 거래금액 내에서 현금 조기 지급에 필요한 금액을 1년간 무이자로 대출해 주는 제도다.
이뿐 아니라 삼성전자 1차 협력사 협의회인 '협성회'는 매년 2차 협력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개최해 1·2차 협력사 간 상생협력 방안을 함께 모색해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협력업체뿐만 아니라 거래가 없는 중소기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2015년부터 보유 특허 2만7000여 건을 중소기업에 개방했다. 생산성 혁신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산업혁신운동'에 동참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500억원을 출연해 지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