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5일 송영무 국방장관과 이석구 기무사령관이 전날 국회에서 기무사 문건을 두고 서로 책임을 전가한 '하극상 논란'에 대해 침묵했다. 기무사 '계엄 문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에 수사단 구성을 지시하고, 재차 "모든 문건을 제출하라"며 특별 명령을 하달했을 때와 대조적이었다. '군기(軍紀) 문란'에 해당되는 사안인데도 군 통수권자인 문 대통령은 아무 말이 없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무사 문제에 대해 청와대가 경위 파악을 했느냐"는 질문에 "관련 수석실에서 내용을 파악해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 결과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아침 (비서실장이 주재하는) 현안점검 회의에서 관련 보도에 대한 보고만 있었다"고 했다.
기무사 '계엄 문건'에 첨부된 67쪽짜리 '대비 계획 세부 자료'의 내용을 대변인이 직접 브리핑하며 청와대가 전면에 나서던 때와 다른 분위기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주말을 거치며 이 문제에 대해 별도 브리핑을 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며 "대통령과 청와대가 나서면 야당들이 수사 독립성 침해를 주장하지 않느냐"고 했다.
청와대에선 그간 송 장관과 이 기무사령관 간의 '책임 공방'을 두고 기무사 측 주장에 더 무게를 두는 듯한 기류가 감지됐었다. 기무사령관 등은 "지난 4월 사안의 위중함으로 송 장관에게 이미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송 장관이 청와대에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청와대 일부 참모들의 주장과 궤를 같이한다. 이에 대해 국방부와 송영무 장관은 "4월 30일 임종석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 등이 참여한 회의 때 '기무사 문건'을 언급했고 6월 말에는 문건까지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청와대 측은 "4월에는 송 장관이 문건에 대해 지나가듯 언급했고, 6월 말에는 병력 배치 등이 빠진 요약본이었다"며 송 장관의 '판단 미스'를 강조해 왔다. 야당에선 "청와대가 계엄 문건 논란을 키우면서 군 내부에 유례없는 하극상이 초래됐는데, 정작 수습은 외면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