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화곡동과 경기 동두천시 어린이집에서 잇따라 영유아 사망 사건이 발생하면서 11년 전에 울산 어린이집 사망 사건(일명 '성민이 사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성민이 사건’을 재조명하면서 아동학대에 대한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25일 현재 20만명이 넘는 네티즌이 서명해 정부의 공식 답변을 들을 수 있게 됐다.
지난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3개월 아기가 폭행에 장이 끊어져 죽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울산 '성민이 사건'을 아주 예전에 뉴스에서 봤던 기억이 있었는데 최근 여러 아동 사망 사건을 계기로 다시 떠올리게 됐다"며 아동 학대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를 요구했다.
이 청원에 참여한 네티즌은 사흘 만인 이날 오후 3시 현재 22만명을 넘었다. 국민청원이 올라온 뒤 한 달 내에 20만명 이상의 국민이 참여하면 이 사안에 대해 청와대나 각 부처가 직접 답변한다.
'성민이 사건'은 2007년 5월 울산의 한 어린이집에서 당시 23개월이던 이성민군이 소장 파열에 의한 복막염으로 숨진 사건을 말한다.
당시 아내와 이혼한 뒤 홀로 성민군의 아버지 이모씨는 직장 문제 때문에 2007년 2월 어린이집에 두 살배기 성민군을 맡겼다. 성민군은 평일에는 어린이집에서 지내고, 주말에만 아빠와 함께 집에 돌아갔다. 그런데 어린이집 원장 부부는 3개월간 성민군을 때리며 학대했고, 아이가 구토를 하는데도 제때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성민군은 그해 5월 소장 파열에 의한 복막염으로 숨졌다.
검찰은 원장 부부가 성민군을 주먹과 발로 폭행했다고 보고 상해치사죄를 적용했지만, 법원은 “아이를 학대한 사실은 인정되나 상해치사죄에 대한 직접적 증거가 없다”며 원장 부부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청원 작성자는 "23개월 아기는 왜 자신이 이렇게 죽도록 아픈지, 왜 매일 맞아야 하는지, 왜 아빠는 오지 않는지 아무것도 모른 채 홀로 그 고통을 견디며 죽어갔다. 오죽하면 의사가 차라리 즉사하는 것이 훨씬 나을 정도의 고통이라고 했다"며 "어린이집에 같이 있었던 여섯 살 난 성민이의 형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죽어가는 동생을 달래는 것뿐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성민이를 직접적으로 죽인 원장 남편은 집행유예 선고를 받아 실제로는 아무 처벌을 받지 않았다. 아직도 아이들이 학대와 사고로 죽어 나가고 있음에도 가해자들은 처벌받지 않거나 이해할 수 없는 형량을 받는다"며 법 개정을 촉구했다.
작성자는 "원장 부부는 법률상 어린이집 교사 자격증, 운영허가 등을 다시 받을 수 있었으며 실제로 사건이 지난 몇 년 후 어린이집을 차려 운영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원장 부부가 실제로 어린이집을 다시 운영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행 영유아보육법에서는 아동학대 관련 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의 경우 20년 동안 어린이집 설치·운영을 할 수 없고, 자격 재교부도 20년 동안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이 법은 2011년에 개정됐기 때문에 '성민이 사건'의 원장 부부에겐 적용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