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8시30분 국방부에선 송영무 국방장관 주재로 주요 국·실장(급)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하루 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송 장관이 기무사 계엄 문건과 관련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취지로 송 장관 발언을 정면 반박한 민병삼(53·육군 대령) 국방부 100기무부대장도 함께했다.
송 장관과 민 대령은 국방위가 끝난 지 약 12시간 만에 간담회 자리에서 다시 만났지만 서로 말 한마디 없었다고 한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기무사나 계엄 문건과 관련된 얘기도 한마디 오가지 않았다”며 “마치 다른 사람이 보면 국방부와 기무사 간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고 했다. 국방부도 이날 24일 국방위와 관련해 어떠한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상황은 폭풍 전 고요”라며 “국방장관과 100기무부대장이 함께 특별수사단에 출석해 대질심문 등 진실 공방을 벌이는 장면이 연출될까 두렵다”고 했다.
민 대령이 폭로한 7월 9일 간담회도 이날 열린 간담회와 같은 자리였다. 송 장관은 매주 월·수요일 오전 주요 국·실장(급)과 차를 마시며 간담회를 가져왔다. 100기무부대는 국방부를 담당하는 기무사 조직으로, 100기무부대장은 국·실장은 아니지만 장관을 보좌하는 임무를 맡기 때문에 이 자리에 참석해 왔다. 민 대령 주장에 따르면 당시 송 장관은 “위수령 검토 문건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내가 법조계에 문의해 보니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한다. 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다만 직권남용에 해당되는지 검토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한다. 송 장관은 지금까지 기무사 계엄 문건 파문이 벌어진 후 공식적으로 “대단히 위중한 일”이라고 밝혀왔는데, 이 같은 발언이 거짓말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다.
송 장관은 이에 대해 “완벽한 거짓말이다. 대장까지 마친 국방장관이 거짓말까지 하겠냐”고 했다. 민 대령은 이에 대해 “당시 간담회 내용은 (100기무부대) 운영과장이 PC에 쳐서 기무사에 보고했다. 그 내용이 다 있다”고 재반박했다.
민 대령은 국방위에서 또 “국방부가 참석자 14명을 대상으로 사실관계 확인서를 받으러 다녔다”며 “거짓 서명을 하는 건 나중에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어 서명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최현수 대변인은 “장관은 모르는 일이고, 나와 군사보좌관(정해일 준장)이 실행한 일”이라며 “중간에 그만뒀다”고 해명했다.
민 대령은 23일 전역지원서를 제출했다. 내년쯤 전역 예정이라고 한다. 민 대령은 국방위에 출석해 발언한 이유를 묻자 “진실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지난 9일 간담회에 참석했던 정해일 장관 군사보좌관은 “지휘관(장관)이 한 발언을 왜곡하고 각색해서 국민 앞에서 보고한다는 건 경악스럽다”고 했다. 기무사 계엄 문건을 수사하는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국방위에서 벌어진 일과 관련해 수사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