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온(MUH-1) 헬기 연습비행 중 추락해 숨진 해병대원 유가족들이 23일 청와대의 늑장 조문에 항의하며 청와대 비서관의 영결식 참석을 거절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은 이날 순직한 해병대원들의 영결식에 참석하기 위해 해병대 1사단 도솔관을 찾았다.하지만 유족들은 김 비서관의 방문에 대해 "공식적인 조문 일정은 전날로 끝났다"며 분향소로 향하던 김 비서관에게 강력히 항의하며 길을 막아섰다.
유족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낚싯배 사고가 났을 때는 긴급 성명을 내더니 군 장병이 순직했는데 참 일찍도 조문객을 보냈다"고 했다. 다른 유족은 "자유한국당에선 조문하러 왔는데 더불어민주당은 어떻게 안 와보느냐"며 "조문은 이미 다 끝났으니 돌아가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 비서관은 영결식 일정을 고려해 현장에서 물러났다가 영결식이 시작되자 도솔관 2층에서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유족 대표인 박영진 변호사는 김 비서관을 가리켜 "유가족이 가라고 했는데도 억지로 들어오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난 17일 사고가 난 이후 영결식 전까지 분향소에 조화만 보냈을 뿐 조문 인사를 보내지 않았다. 민주당에선 김병기 의원만 영결식장에 유일하게 참석했으며 분향소에 안규백 국방위원장, 김병기 국방위원이 방문한 것이 전부다.
자유한국당에서는 22일 김병준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박명재, 김정재, 강석호 국회의원 등이 조문했으며 23일 영결식에는 자유한국당 박명재·정종섭, 바른미래당 하태경·유승민,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찾았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마린온 헬기 사고로 순직한 해병 장병들의 영결식에 다녀오는 길"이라며 글을 올렸다.
그는 "사고 하루 뒤에 청와대가 '수리온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하고, 사흘 뒤에 국방부장관은 '유족들이 의전이 흡족하지 못해 짜증이 나신 것'이라고 했다"며 "청와대와 장관이 참혹한 현장을 봤더라면, 동영상을 봤더라면, 잠깐이라도 유족들의 말씀을 직접 들어봤더라면, 결코 할 수 없는 말들"이라고 했다. 일부 유족은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직원들과 영화를 관람한 것에도 "유가족은 가슴이 타는데 앉아서 영화관람이나 하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영결식에 우리가 함께하지 못했지만 참으로 비통한 심정"이라며 "다시 한 번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리고 유족들에게도 심심한 위로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