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투신 사망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수사 대상에 올라 있었다. 드루킹 김동원(49)씨가 주도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5000만원 가량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었다.
노 원내대표와 관련된 특검팀 수사는 지난 17일 경공모 핵심 멤버인 도모(61) 변호사가 긴급체포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도 변호사는 노 원내대표와 드루킹 김씨의 만남을 주선하고, 경공모가 모은 정치자금을 노 원내대표 측에 전달하는데 관여한 혐의, 앞선 검찰 조사에서 증거를 위조하도록 교사한 혐의 등을 받았다.
특검팀은 이튿날 도 변호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긴급체포의 적법 여부에 대해 의문이 있고,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기각했다. 노 원내대표와 도 변호사는 경기고 동기 동창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도 변호사의 구속영장 기각 이후 영장 재청구를 위한 보강 수사를 진행했고, 노 원내대표에 대한 수사망도 좁혀가던 중이었지만, 최근 노 원내대표에 대한 압수수색이나 소환 통보 등 별도의 강제수사를 진행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도 변호사가 체포된 이후 노 원내대표가 심리적인 압박을 느낀 것이 특검팀 측 관측이다.
앞서 검찰은 2016년 말 노 원내대표의 정치자금 후원과 관련해 드루킹 김씨를 입건해 조사했으나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당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경공모 측이 현금 5000만원을 인출했으나 노 원내대표에게 전달은 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하고, 수사를 종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번 특검 수사에서 당시 경공모 법률대리를 맡은 도 변호사가 증거를 위조해 제출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특검팀은 지난 17일 도 변호사를 긴급체포한 뒤 이튿날 그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상융 특검보는 영장 청구 직후 언론브리핑에서 “저희는 정치자금으로 판단했다”며 “구속영장의 범죄사실에 ‘정치자금을 기부했다’고 썼다”고 했다.
노 원내대표는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줄곧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최근엔 기자들에게 “어떠한 불법적인 정치자금도 받은 적 없다”며 “(특검이) 조사를 한다고 하니 성실하고 당당하게 임해서 진실을 밝히겠다”고도 했다.
노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38분쯤 서울 중구 N아파트 1층 현관 앞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드루킹 측으로부터 돈을 받았지만 청탁과는 무관하다”는 취지의 유서 형태의 메모가 발견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