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중국과의 접경 지역인 함경북도 라선시에 중국인들이 자유롭게 거래를 할 수 있는 자유무역시장을 개장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9일 보도했다. 북한이 자유무역 시장을 개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라선시 원정리에 자유무역시장인 ‘원정국경시장’이 개장됐다. 자유무역시장은 중국인들이 무비자로 북한에 들어와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시장이다.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북한의 개인 사업자는 참여를 할 수 없고, 국가무역회사나 국영기업 만이 사업자로 등록하고 북한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중국 지린성 훈춘 취안허 통상구를 통과한 차량이 두만강대교를 거쳐 북한 나선시 원정리로 들어서고 있다.

중국인들은 유효한 신분증만 있으면 출입국 검사 없이 원정국경시장을 드나들 수 있다. 그러나 시장은 중국인이 북한 주민을 개별적으로 접촉하거나 시장 밖으로 벗어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시장 주변은 높은 철조망으로 둘러싸여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원정국경시장에서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상품은 북한산 수산물이다. 이에 따라 수산물이 대북 경제제재 품목에서 해제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원정국경시장에서도 중국인들의 수산물 구매량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시점에서 북한이 자유무역시장을 개장한 것은 중국과의 관계가 회복되고 있는 틈을 타 본격적인 외화벌이에 나서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원래 북한은 지난해 말에 자유무역시장을 개장할 예정이었으나 북·중 관계 악화로 미뤄졌었다. 중국은 지난해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시험 발사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실행에 옮기는 등 북한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여러차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고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하는 등 평화 모드를 조성하면서 경직돼있던 북·중 무역 관계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소식통은 “향후 북·중 관계가 좋아지고 수산물 수출 제한이 해제된다면 원정국경시장을 통한 외화벌이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