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석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아먹으며 버텼습니다.”

태국 치앙라이 탐루엉 동굴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태국 유소년 축구팀 소년 12명 중 한 소년은 18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밝혔다.

2018년 7월 18일 태국 치앙라이 주정부 청사에서 태국 탐루엉 동굴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유소년 축구팀 소년 12명과 코치가 기자회견을 가졌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현지시각) 12명의 소년들과 엑까뽄 찬따웡(25) 코치는 치앙라이 주정부 청사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기자들 앞에서 축구공 핸들링 기술을 짧게 선보일 만큼 건강하고 밝은 모습이었다.

소년들과 코치는 동굴에 고립됐던 당시 처절했던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한 소년은 “고립된 지 이틀 째부터 우리는 지치기 시작했다”며 “식량은 없었지만 우리는 암석에서 떨어지는 신선한 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축구단에서 가장 어린 한 소년은 “먹을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볶음밥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엑까뽄 코치는 “당국이 우리를 구조하러 올 때까지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들자 우리는 동굴을 파고 나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랜 기다림 끝에 구조대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에는 “실제인지 믿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 소년은 영어를 쓰는 외국인 구조원을 처음 봤을 때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몰라 “헬로(Hello·안녕하세요)”라고 인사말을 건네며 “배가 고프다”라는 말을 반복했다고 밝혔다.

담당 의료진은 13명 모두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건강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들은 동굴에서 지내면서 몸무게가 평균 4kg이 줄었지만, 구조된 이후 평균 3kg이 늘었다.

이번 기자회견은 치앙라이 주정부가 극적으로 구조된 태국 유소년 축구팀의 이야기가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당시 상황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마련됐다.

지난달 23일 태국 유소년 축구팀 소속 11~16세 소년 12명과 25세 코치 등 13명은 치앙라이 탐루엉 동굴 탐험에 나섰다가 실종됐다. 이후 태국 당국과 각국에서 자원해 온 구조 전문가들이 수색 작업을 벌인 끝에 지난 2일 생존이 확인됐다. 폭우로 동굴 수면이 높아지는 등 구조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지난 10일 동굴에 갇힌 지 17일 만에 극적으로 전원이 구조됐다.